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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포커스]"72세 낙하산 반대" "금융경력 활용 필요" 팽팽

BNK금융 후임회장 선출 파행…21일 재논의

김지완·박재경 놓고 7시간 격론

원칙이나 현실이냐 이견 못 좁혀

재논의 한다해도 논란 불가피

누가 되든 내홍 수습 최대과제

BNK금융지주(138930)가 후임 회장 선출을 놓고 낙하산 논란이 격화되면서 결국 17일 발표 예정이던 후임 회장 내정 계획이 불발됐다. BNK금융 임원추천위원회는 이날 후보자 3인 최종 면접 후 내정자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는 21일 오후 재논의한 뒤 후임 회장을 내정하기로 했다. 이들은 오전 10시부터 면접을 가진 후 오후 1시께부터 논의를 시작해 장장 4시간 동안 격론을 벌였으나 내부 인사가 적합하냐, 외부인사가 적합하냐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BNK금융의 한 사외이사는 “임추위원들끼리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일단 21일에 재논의하기로 했으나 그날 결론이 날 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후보자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총 6명의 임추위원 가운데 과반수인 3명 이상으로부터 표를 받아야 한다. 임추위는 김영재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 윤인태 법무법인 해인 대표변호사, 이봉철 롯데그룹 경영혁신실 부사장 등 6명이다. 부산은행 노조의 한 관계자는 “임추위원 별로 의견이 이견이 커서 한 후보로 모아지지 않았다”면서 “재논의 결과를 예측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박재경 BNK금융 회장 직무대행




BNK금융의 이날 임추위가 파행으로 끝난 것은 예고된 수순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3명으로 압축된 후보군에 문재인 캠프 출신의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BNK금융은 이장호 전 회장과 성세환 전 회장이 연이어 불명예 퇴진을 했는데, 이번에 낙하산 논란이 있는 인사를 회장으로 임명한다면 BNK회장이 금융에 대한 이해보다는 정치권의 의중에 따라 명운이 갈리는 자리라는 것을 증명한 꼴이 되기 때문이다. 김 전 부회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기로 2012년 문재인 대통령 대선후보 시절에는 선거캠프에서 활동하며 경제자문을 담당하는 고문 역할을 담당했다. BNK금융지주 역사상 처음으로 회장직을 외부에도 오픈한 데 이어 시장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김 전 회장이 최종 후보 3인에 들면서, 노조 등에서는 김 전 부회장이 최종후보에 들어온 것부터가 예정된 낙하산 인사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김 전 부회장의 이력 역시 참여정부 시절 부국증권 대표와 현대증권 대표, 하나대투증권 대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차례로 지내며 증권 쪽에선 정평이 난 인물이지만 부산은행이 주력계열사인 BNK금융 입장에선 은행업에 대한 경험이 없어 낙하산 논란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나이도 논란거리다. 국내 4대 금융지주의 경우 회장 후보의 나이를 70세로 제한해놓은 점을 감안하면 올해 72세인 김 전 회장은 상대적으로 ‘고령’에 속해서다.

김지완 전 하나금융 부회장




특히 BNK금융 내에 부산·경남은행파 등 계파 논란이 있는데다 두 회장의 퇴진 과정에서 내부 혼란이 가중된 상태여서 김 전 부회장이 조직을 다잡지 못할 경우 혼란은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내부에서 외부 낙하산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역시 김 전 부회장이 조직을 추스르지 못했을 때 부작용을 감안한 처사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 전 부회장을 두둔하는 측에선 노 전 대통령과 동문이라는 점 때문에 낙하산 논란이 부각됐을 뿐 그의 화려한 금융경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BNK금융이 이장호, 성세환 등 두 내부 출신 최고경영인(CEO)을 겪는 동안 이들은 각각 엘시티 비리와 주가조작 등에 연루되는 등 리더십에 실패했기 때문에 오히려 외부에 기회를 주는 것이 BNK를 위한 판단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김 전 부회장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산상고를 나왔을 뿐 (나는) 정치 쪽과 거리가 멀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금융경력이 전무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김 전 부회장을 두둔하는 임추위 멤버들은 2009년부터 하나금융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스카웃돼 6~7년간 근무했고 정치권과 관련이 있었다면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기였던 2009년에 하나금융에 갈 수 있었겠느냐는 반론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이기 때문에 금융지주 회장으로 부적합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김 전 부회장을 아는 지인들은 “불암산·수락산·도봉산·북한산까지 종주하는 ‘불수도북’을 할 만큼 체력을 겸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보리·조권형 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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