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증권사인 키움증권이 채권 소매업에서도 좋은 성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주목된다. 안정적 투자를 원하는 개인투자자들을 공략해 만기가 짧은 중위험·중수익 채권을 소매 상품으로 내놓은 결과다.
15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해 키움증권은 약 237억원 규모의 소매 채권을 판매했다. 지난해 1년간 키움증권이 판매한 규모(16억원)보다 15배 가까이 늘었다. 키움증권은 온라인 전문증권사로 다른 증권사와 달리 지점 없이 온라인에서만 상품을 판매한다. 대형 증권사의 개인을 상대로 한 소매 채권 판매에 비하면 큰 수치는 아니지만 온라인으로만 채권 완판 행진을 벌이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키움증권은 올해 1월 3년 만기의 ‘한화케미칼243-2’를 시작으로 소매 채권 판매에 돌입했다. 3년 만기의 한화케미칼243-2는 판매규모가 3억원에 그쳤지만 이후 지난 4월에 내놓은 ‘현대중공업 전단채’ ‘키위미사(호반건설 연대보증) 전단채’ 등은 각각 50억원, 40억원으로 완판했다. 또 6월 ‘대한항공ABS(칼19차유동화전문1-4)’ 역시 준비된 75억원을 모두 팔았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관계자는 “시장이 대형주 중심으로 흐르며 코스닥 개별 종목 투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 고객들은 상승장에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며 “중소형주 투자 고객들이 만기가 짧고 수익률은 금리보다 높은 채권으로 관심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올해 2·4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725억원을 달성해 시장 추정치를 40%나 상회했지만 핵심 경쟁력 중 하나인 개인투자자의 거래대금 비중은 오히려 69%에서 61.8%로 감소했다.
키움증권이 올해 선보인 7종의 채권 중 한화케미칼243-2(3년), 두산289(2년)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만기가 1년 미만이다. 현대중공업 전단채와 키위미사는 만기가 3개월인 초단기채권이다. 키움증권 측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며 상대적으로 은행예금보다 금리가 높지만 안전한 회사채와 전단채 등의 금리 상품에 개인들의 투자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며 “특히 만기보유로 리스크 헤지가 가능한 중단기 채권 투자가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고강인 키움증권 금융상품영업팀장은 “향후 개인고객 대상의 채권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중위험·중금리 채권을 늘리고 만기도 수요에 맞게 다양화할 계획”이라며 “건설·철강·화학 등 업종 경기가 살아나는 업체와 2년 이내 크레디트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낮은 종목을 선별해 채권 투자 환경을 조성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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