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18일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대형 사업자에 과도한 영업 행태에 칼날을 들이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동통신 시장의 포화 상태에서 알뜰폰 가입자까지도 뺏어오는 이동통신 3사를 겨냥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에서 알뜰폰 사업자와의 간담회를 열어 “대형 이동통신사와의 경쟁 과정에서 부당하게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방통위가 시장 감시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며 이 같은 규제 방침을 밝혔다.
그는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동통신 3사가 우월적 지위 사용해서 알뜰폰 가입자까지 뺏어가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면서 “행정지도 등 되도록 빨리 취할 수 있는 수단부터 동원해서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방통위가 실질적으로 행정권을 동원하기에 앞서 철저한 시장 조사부터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음달 초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만나 의견을 수렴한 뒤 규제 수준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간담회에서 알뜰폰 사업자 대표들은 이동통신 3사에 내는 통신망 임대 요금 ‘도매 대가’를 낮추는데 방통위가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도매 대가 인하는 알뜰폰 사업자에게는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라며 “저렴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를 고려해 도울 수 있는 것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MBC와 KBS 등 지상파 방송의 경영진·노조 갈등을 두고서는 “여러 가지 내부 요구가 분출하고 있는데 사실 여부와 반대 의견 등을 면밀하게 들여다본 뒤 법적 절차에 따라 어떤 조처를 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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