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경매회사 케이옥션이 오는 30일 강남구 언주로 사옥에서 개최하는 ‘8월 경매’를 통해 미술품 203점, 약 130억원 어치의 새 주인을 찾는다.
이번 경매 최고가 작품은 김환기의 1968년작 ‘사운딩(Sounding) 3-Ⅷ-68 #32’로 추정가는 15억~25억원 수준이다. 소리와 음악의 시각적 표현에 도전했던 김환기는 담백한 색조에 빨강과 노랑, 약간의 파랑이 가미된 투명한 느낌의 추상화를 통해 귓전의 느낌을 눈앞에 풀어놓았다. 1968년은 김환기가 뉴욕으로 옮겨가 과거를 버리고 새로운 모험을 시도하던 때이며 그림은 세로 177㎝의 대작이다.
이번 경매에는 박수근이 생전이던 1963년 반도화랑 전시에서 선보인 ‘두 여인’이 54년 만에 다시 나와 주목을 끈다. 담담히 앉은 흰 한복 차림의 두 아낙은 전후 한국 여성의 삶을 상징한다. 작품 앞면에 ‘수근’이라 적혔고 뒷면에도 작가 친필의 연도표기와 사인이 남아있다.
고미술에서는 조선 시대 책거리 그림에 가장 뛰어났던 화원 이형록이 그린 ‘책가도’가 눈길을 끈다. 이형록 혹은 이응록, 이택균 등의 이름으로 활동한 그의 책가도는 국립중앙박물관과 삼성미술관 리움,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명품이라 최소 10억원 이상 추정가를 매길 수 있다. 길이 150㎝, 너비 380㎝의 8폭 채색병풍인 이 책가도는 녹청색 바탕을 둔 서가에 쌓인 책과 각종 기물들이 배치돼 탁월한 조형미를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천경자·백남준·장욱진·유영국·도상봉을 비롯해 김창열·정상화·박서보·정창섭 등 근현대 작가들의 수작, 겸재 정선의 ‘해주허정도’와 백자에 검붉은 용이 그려진 ‘백자철화운룡문호’ 등 고미술품이 대거 경매에 오른다.
3·1 운동 이후 민족운동 선상에서 조직된 청년단체 ‘전조선청년당’이 원각사지 10층 석탑이 보이는 탑골공원을 배경으로 찍은 ‘전조선청년당대회 관련 사진 4점 일괄’ 등 사료적 가치가 높은 유물도 출품된다.
작품들은 경매 당일까지 케이옥션 사옥에서 프리뷰전시를 통해 실물을 볼 수 있다. 경매출품작에 대한 이해를 돕는 ‘프리뷰 인사이드’ 외에도 오는 23일에는 경매 초보들을 위한 ‘한 여름의 자선경매’가 마련된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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