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중화권 증시(중국본토·홍콩)의 가장 큰 특징은 지수별 수익률 차별화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China 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35%를 넘어섰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국유기업으로 구성된 홍콩H지수의 수익률은 14%이며 상하이와 선전 대형주로 구성된 CSI 300 지수의 수익률은 13%를 기록했다. 반면 상하이종합지수의 연초 대비 상승률은 5.3%에 그쳤고 선전종합지수는 연초 대비 3.4% 하락했다. 지수별 격차가 최대 39%에 달한다.
MSCI China 지수는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H주·레드칩·P칩)과 해외 상장 중국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수익률 상위에 위치한 중국 펀드는 대부분 MSCI China 지수를 벤치마크로 사용하고 있는 펀드들이다. 반면 본토A주에 투자하는 펀드의 벤치마크는 CSI 300 지수로 연초 대비 13% 상승했지만 MSCI China 수익률에는 크게 못 미친다.
MSCI China와 CSI 300의 차별화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종 강세와 연결돼 있다. 텐센트·알리바바·바이두·넷이즈 등 중국 대표 IT 기업이 MSCI China 지수에 집중적으로 포진돼 있기 때문이다. 종목별 비중을 보면 텐센트 16.2%, 알리바바 12.5%, 바이두 4.4%, 넷이즈 1.8%로 IT 종목이 상위 10개 종목에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본토A주와 홍콩H주는 여전히 금융과 소재·산업재 등 전통산업의 비중이 높다. CSI 300의 경우 금융·산업재·소재의 비중이 60%에 달하며 홍콩H주의 경우 구성 종목의 84%가 금융(72.7%)과 에너지(11.2%) 업종에 쏠려 있다. 중국 내 산업구조 변화 및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글로벌 추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다.
중국 펀드 수익률 기여도가 가장 높았던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지난주 실적을 발표했다. 두 기업 모두 매출과 순이익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본업(게임과 전자상거래)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과점적 지위를 가진 결제 플랫폼을 기반으로 금융업·클라우드서비스 등으로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중국 증시의 업종 구성은 MSCI China 지수의 변화처럼 IT·서비스 비중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다만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이 각각 90%, 71%에 달한다는 점과 최근 글로벌 기술주의 주가 조정이 나타나는 점을 감안하면 알리바바·텐센트 주도의 중국 펀드 수익률 상승세는 속도 조절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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