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지났습니다. 문 대통령의 후보 시절 대선 공약들이 하나둘씩 실제 정책이 되면서 상장 기업들의 주가에 주는 영향도 커지고 있는데요. 4차 산업 관련 종목 등 수혜를 보는 종목이 있는가 하면 최저 시급 인상·부동산 대책 등으로 전망이 어두워진 종목도 있습니다. 오늘 투데이포커스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기조로 주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종목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또 이익이 하락할 종목은 어떤 것인지 금융증권부 김성훈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정책들이 증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먼저 정책 덕을 본 종목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말씀해주시지요.
[기자]
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자체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는데요.
리더십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새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코스피 지수는 2,400선을 차례로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 행진을 보였습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선임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를 확고하게 드러내면서 SK·LG·두산 등 지주사 종목이 수혜주로 떠올랐습니다.
실제로 SK의 주가는 지난 4월 22만원 대였지만 6월 김상조 위원장이 임명되면서 28만원 대로 치솟아 신고가를 기록했고 오늘은 1.13% 오른 26만 8,000원에 마감했습니다.
두산도 4월에는 9만원 대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6월에는 13만원을 넘었고 현재도 12만 5,0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문 정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 강화 정책도 연초 부진했던 제약바이오 종목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건보정책의 주요 내용은 3,800여개에 달하는 비급여 진료 항목을 2022년까지 단계별로 급여화해 건강보험만으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의료 시장의 규모가 커져 제약업종의 매출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 온 4차 산업 관련 종목도 대표적인 수혜주라고 할 수 있는데요. 앞으로도 계속 정책 효과를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사실 문 대통령 취임 당시의 4차 산업 관련주 상승세는 정책에 대한 기대보다는 삼성전자 등 기존 IT 주도주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컸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문재인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4차 산업혁명 관련주의 성장세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한데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예정보다 빠른 9월, 위원장을 포함한 25명을 민간에서 뽑아 4차 산업혁명 위원회를 만들고, 연말까지 4차 산업혁명 대응 범부처 종합대책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이렇게 위원회가 예상보다 빠르게 설립되면 곧 있을 평창 올림픽에서 5G·사물인터넷·첨단주행 지원기술 등 4차 산업 관련 신기술이 시범적으로 구현될 가능성이 높고,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들의 주가도 오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연말에 네트워크 장비·전기차 등의 이슈가 다시 활성화될 수 있고, 나아가 스마트 하우스·스마트 도로·스마트 도시 등 4차 산업혁명 플랫폼 구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앵커]
이렇게 수혜를 본 종목들이 있다면 새로운 정책과 규제로 전망이 어두워지거나 손해를 본 종목들도 있을 텐데요. 어떤 종목들이 있나요?
[기자]
네 우선 새로 발표된 세법개정안으로 주가가 떨어진 경우가 있는데요.
문재인 정부의 이번 세법개정안 중에는 법인세 과표 기준에서 2,000억원을 초과하는 구간에 대한 세율을 기존 22%에서 25%로 인상하는 이른바 ‘부자 증세’ 안이 담겨있습니다.
이 때문에 높은 실적을 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18년에 각각 약 1조 9,000억원, 4,800억원의 추가 세금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일시적으로 주가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IT주의 경우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 돼있고 정부의 4차 산업혁명 정책이 가시화되면 증세 충격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측합니다.
세법개정안과 같은 날 공개된 8·2부동산 대책은 건설 관련 주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8·2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고 서울 11개구와 세종시는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되면서 건설주 주가는 크게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대책 발표 이후 첫 투기지역 분양인 공덕SK리더스뷰가 경쟁률 34대1로 청약에 성공하는 등 청약 실적이 좋고 대형건설 업체들의 경우 해외에서도 수익을 내고 있어 건설주에 대한 우려는 사그라지는 추세입니다.
[앵커]
일시적인 하락에 그쳤다면 다행이지만 정책 기조로 인해 전망이 나빠진 종목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종목들이 악영향을 받고 있나요?
[기자]
네, 유통·편의점·통신·유틸리티 종목의 경우 문 정부 정책으로 2018년 이익 하락 예상되면서 주가 전망도 어두워졌습니다.
먼저 유통·편의점주의 경우 대형 마트 영업 규제와 ‘최저임금 1만원’ 기조의 영향으로 실적 하락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통신비 절감’ 공약이 구체화 되면서 통신주에 대한 전망도 악화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의지가 강력하기 때문에 선택약정할인제도는 물론 65세 이상 저소득층 요금감면·보편 요금제 도입 등이 구체화될 경우 실적과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기·물·가스 등 생활에 필수적인 공공재 성격이 강한 업종을 말하는 ‘유틸리티’ 종목의 경우 탈원전정책이 발표되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앞으로도 규제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앵커]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새 정책으로 수혜를 본 종목과 손해를 본 종목에 대해 김성훈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기자]
고맙습니다./김성훈기자 bevoice@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