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정부가 2018년 국세 세입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국세는 268조2,000억원이 걷힐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정부 본예산(242조3,000억원)보다 25조9,000억원(10.7%) 많은 것이다.
법인세 수입이 특히 좋을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법인세는 63조1,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 대비 9조2,000억원 늘어난다. 증가율 17.0%는 종합부동산세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준이다. 법인세 호조는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의 지속적인 증가와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등 때문이다. 정부는 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25%의 법인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최고세율 25%는 지금보다 3%포인트 높은 것이다.
소득세는 11.1% 증가한 73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 성장에 따라 명목 소득이 늘어나는 덕분이다. 법인세와 마찬가지로 소득세 최고세율도 40%에서 42%로 인상한 영향도 반영됐다.
다만 종합소득세, 근로소득세가 늘어나는 것과 달리 소득세 중에서도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양도소득세는 5.6%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 투기 수요를 잡기 위한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부동산 거래 위축을 불러와 양도세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부가가치세 세입은 올해보다 9.4% 늘어난 67조3,000억원으로 전망됐다.
전반적인 세수 증가로 조세부담률은 19.6%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본예산 기준 부담률 18.8%보다 0.8%포인트 높은 수치다. 조세부담률은 국내총생산(GDP)에서 국세, 지방세 등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내년 조세부담률은 사상 최고인 2007년과 같은 수준이다. 국세, 지방세에 실질적으로 세금과 비슷한 사회보험료까지 고려한 수치인 국민부담률은 26.1%로 올해 추경안 때보다 0.4%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다.
그러나 조세부담률이 올해 역대 최고를 갈아치우고 당장 내년에 20%를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언론사 경제부장단과의 오찬에서 “올해 세수가 (전망 대비) 최대 15조원이 더 걷힐 것”이라며 올해 국세수입은 257조원을 넘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지방세 증가 추세, 세수 펑크를 우려해 정부가 세수를 보수적으로 추정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 같은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린다.
/세종=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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