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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지주사 전환 '분할 및 합병 승인' 바야흐로 '신동빈 시대'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확정하며 ‘신동빈 시대’를 알렸다. 롯데그룹 모태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4개 상장 계열사 투자 부문을 분할·합병, ‘롯데지주주식회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주주회사를 중심으로 그동안 복잡하게 얽혀 있던 지배 구조를 단순화하는 한편 순환 출자 고리를 끊어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4개 계열사별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회사 분할 및 분할합병 승인 안건을 통과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제과는 전체 지분 가운데 주주 69.4%가 주총에 참석, 출석 주식 총수 대비 87.9%가 찬성한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의결권을 보유한 발행 주식 총수 82.4%가 참석했다. 발행 주식 63.3%, 참석 주식 수 82.2% 찬성으로 가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빈 회장은 주주권한을 서면으로 위임, 찬성표를 행사했다. 롯데칠성과 롯데푸드도 각각 88.6%, 96% 찬성으로 안건을 가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그룹은 이날 의결에 따라 4개 상장 계열사를 각각 투자·사업 부문으로 인적 분할하게 된다. 오는 10월 롯데제과 투자부문이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투자부문을 합병해 ‘롯데지주주식회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분할 합병 비율은 △롯데제과 1 △롯데쇼핑 1.14 △롯데칠성음료 8.23 △롯데푸드 1.78로 알려졌다.

롯데지주는 앞으로 자회사 경영 평가와 업무 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을 맡을 전망이다.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쇼핑, 롯데푸드 등 각 사업 회사 지분을 최대 50% 보유한 강력한 지주회사가 될 것으로 확인됐다. 신동빈 회장과 황각규 사장이 공동으로 지주회사 초대 대표를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빈 회장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따라 계열사 지배력을 한층 강화했다. 신동빈 회장은 현재 롯데쇼핑 13.46%, 롯데제과 9.07%, 롯데칠성음료 5.71%, 롯데푸드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회사 지분은 신동빈 회장 10.56%, 신동주 전 부회장 5.73%로 전해졌다. 신동빈 회장은 앞으로 재합병, 상장 등으로 지배력 다지기에 나설 예정이다.

롯데는 지난 2015년 416개에 이르던 순환 출자 고리를 순차 해소, 올해 67개까지 축소시켰다. 이번 의결에 따라 순환 출자 고리는 18개로 감소, 지배 구조를 단순화하면서 경영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투자 리스크를 분리해 경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자회사 경영 악화에 따른 모회사의 연쇄 부실 현상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문 및 계열사별 책임경영 체계는 한층 견고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호텔롯데 등 지주회사 밖 계열사 관계 정리는 과제로 남겨뒀다. 현재 일본계 L1~L12투자회사(L3투자회사 제외) 11개사는 호텔롯데 지분 72.65%를 보유하고 있는 중이다.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는 각각 19.07%, 5.45%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은 당초 호텔롯데 상장으로 일반 주주 비율을 높여 일본 지주사 지분을 희석시키면서 지배 구조를 개선할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검찰 수사와 중국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마찰 여파가 지속되면서 상장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롯데는 명확하게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전에 호텔롯데 상장은 물론 롯데지주와 통합을 지속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 (신동빈 회장의) 재판 및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외부 요인이 정리되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신동빈 회장의 1인 지배 체제가 더욱 공고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반발이 거세질지도 관심 대상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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