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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수 대건테크 대표 "관절용 3D프린터로 하청 의존 구조 탈피"

탄탄한 케이블 기술력 갖췄지만

원청기업 해외이전 등으로 고비

자립 위해 수출판로 개척 나서

日 TMEIC 우수 협력사 선정

매출 10% 투자 3D프린터 연구

국내 첫 자체기술 확보 성공

신기수 대건테크 대표/창원=임진혁기자




“원청 기업의 공장 화재와 주력사업 해외이전으로 회사가 위기에 빠졌습니다. 그때 결심했죠. 수출을 늘리고 우리만의 독자 제품을 꼭 만들어야겠다고.”

29일 경남 창원 본사에서 만난 신기수(사진) 대건테크 대표는 회사가 겪은 고비를 설명하다 아찔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대건테크는 국내 대기업에 산업용 케이블과 칩마운트(정밀 회로기판 조립장치)를 공급해 매출 대부분(80%가량)을 올린다. 지난해 매출은 260억원에 달했고 올해 목표는 360억원이다. 올 상반기에 이미 190억원을 달성하면서 순항 중이다.

국내 대형 카메라회사의 구매부서장으로 있던 신 대표는 1998년 회사가 구조조정을 위해 외주화하려던 포장 공정을 직접 맡겠다고 제안해 18명의 직원을 데리고 나와 대건테크(옛 대건기술)를 창업했다. 대건테크는 출범 이후 2년간 일감을 보장받았다. 순조로운 출발 같았지만, 위기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원청기업 공장 화재로 생산이 멈춘 것. 신 대표는 “일감도, 매출도 뚝 끊기니 직원 월급날이 시한폭탄 같았다”며 “그때 궁여지책으로 시작한 게 지금 주력상품이 된 케이블”이라고 설명했다. 사람으로 치면 모세혈관처럼 케이블은 기계 곳곳에 전기와 데이터를 전해주는 역할을 한다. 대건테크는 특유의 꼼꼼한 품질 관리로 주요 정밀기기에 들어가는 케이블을 가공해 공급하며 꾸준히 성장했다. 첫째 고비가 오히려 약이 된 셈이다.

두 번째 고비는 2014년 초였다. 원청기업이 다른 그룹으로 매각되고 주력사업을 해외로 옮기면서 물량이 크게 줄었다. 신 대표는 “대기업 하청에 의존해서는 미래가 없다는 확실한 교훈을 얻었다”고 회상했다.



신 대표는 대건테크를 홀로 설 수 있는 회사로 변신시키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해외 수출 확대와 신제품 개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설정했다. 먼저 영어와 일어에 능통한 직원을 뽑아 해외 영업팀을 꾸렸다. 동남아를 뚫기 쉽겠지만 가장 기술 좋다는 일본 기업에 납품하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전략이었다. 이즈음 일본 도시바와 미쓰비시 합작사인 TMEIC는 태양광 발전 부품용 케이블 업체를 찾던 중 대건테크에 시범 물량 500만원어치를 맡겼다. TMEIC는 그렇게 3년간 대건테크의 기술력을 꼼꼼히 지켜본 뒤 ‘OK’ 판정을 내렸고 올해 30억원어치를 주문했다. 신 대표는 “지난해 TMEIC로부터 우수 협력사(품질부문)상을 해외업체 중 처음으로 받았다”며 “올해 2회 연속 수상에 성공해 나라 안팎에 기술력을 널리 알렸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신기수 대건테크 대표가 일본 ‘TMEIC’으로부터 받은 우수협력사상을 소개하고 있다. /창원=임진혁기자


대건테크의 새 먹거리는 3차원(3D)프린터다. 매년 매출액의 10%를 쏟은 끝에 국내 자체기술을 확보한 첫 3D 프린터회사가 됐다. 2014년 교육용 1세대 모델을 출시한 뒤 현재 인체 관절용 3D프린터를 개발해 정부 인증을 기다리고 있다. 신 대표는 “이르면 내년 3월 독성실험이 통과하면 독일제품(15억원가량)의 절반 값에 공급할 수 있어 연 매출액 20억~30억원이 기대된다”며 “수출과 3D프린터 비중을 늘려 외부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강한 회사로 키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창원=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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