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駐美대사 '대화파' vs 주한 美대사 '매파'...北위협 고조되는데 한·미 엇박자 우려

■駐美대사 조윤제 내정

경제통으로 북핵문제 경험 부족

국제사회 추가제재 흐름과 거리

■주한 美대사 빅터 차 내정

6자회담 부대표 활약 '한국 전문가'

북한·중국에 강력한 압박 정책 주장

조윤제(왼쪽)교수와 빅터 차(오른쪽) 교수




북한의 도발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대화를 강조하는 비둘기파 인물을, 미국은 제재에 방점을 찍는 매파 인물을 각각 상대국 대사에 내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신임 주한 미국대사에 대북 강경파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주미대사에 대북 온건파이면서 비외교관인 조윤제 KAIST 금융전문대학원 초빙교수를 발탁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지난 29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해 국제사회가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주미대사 인선이 국제사회의 공조 흐름과 거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30일 신임 주미대사에 조 교수를 내정했다. 취임 112일 만이다. 조 교수는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며 대통령의 외교 브레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북한의 잇따른 대형 도발에 대해 ‘대북 강경론’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대화파’인 조 교수의 내정이 한미 간 이견을 노출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옵션’을 거론하며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고 시사한 날 조 교수의 내정 사실을 발표해 한미 간 엇박자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조 대사는 안보 라인 하마평에 꾸준히 올랐을 정도로 대통령 측근이다. 5월 문 대통령의 유럽연합(EU)·독일 특사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참여정부에서는 대통령 경제보좌관과 주영국대사를 지냈다.



청와대는 한때 강경파 인사도 검토했으나 문 대통령과 철학을 공유할 대화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해 후보군에서 배제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대사는 경제·통상 전문가인데다 비(非)외교관 출신으로 북핵 이슈 경험이 부족하다. 고도의 정교한 북핵 해법이 필요한 상황에서 조 대사가 미국의 대북 강경파와 어떻게 협력해나갈지도 숙제다.

빅터 차 교수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했던 조지 W 부시 정권에서 활약한 매파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 북핵 6자회담의 미국 측 부대표를 지냈다. 2007년 4월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 주지사와 함께 방북해 북핵 해법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가 지명되면 2011년 성 김 전 대사에 이어 두번째 한국계 주한대사가 된다.

빅터 차 교수는 컬럼비아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정치·경제학 석사,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조지타운대 아시아학과 학과장 겸 국제정치학과 교수이자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로 활동하고 있다. CSIS 이사회 멤버인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그를 주한대사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에는 트럼프 대통령 인수위원회가 그를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로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빅터 차 교수는 원칙을 중시하고 북한과 중국에 대한 압박을 주장한다.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제재) 등을 통한 강력한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지난달에는 미 워싱턴포스트(WP) 기고를 통해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자금줄을 쥔 중국이 협상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류호·김창영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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