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원인 바이러스인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10대 청소년이 갈수록 늘고 있다. 보건당국은 물론 교육 당국에서 에이즈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경기도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에이즈 환자를 포함해 지난해 말 현재 전국의 HIV 내국인 감염자는 1만 1,439명이다. HIV 감염인은 체내에 HIV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말하며 병원체 보유자, 양성 판정자, 에이즈 환자를 포함한다. 에이즈 환자는 HIV 감염 이후 면역결핍이 심해져 합병증이 생긴 사람을 말한다.
전체 HIV 감염인 중 40대가 26.8%로 가장 많고, 30대 21.6%, 50대 21.3%, 20대 16.5%가 뒤를 이었다. 20∼50대가 82.6%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10대 감염인도 0.5%(54명)나 됐다. 지난해 내국인 감염인 1,062명 가운데 10대 청소년 신규 감염인이 36명에 달했다.
전국의 10대 HIV 감염인은 1998년부터 2003년까지 매년 0∼6명밖에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다 2004년부터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2004년 신규 10대 감염인은 12명이었으나 2008년 20명, 2011년 40명, 2013년 53명, 2015년 42명으로 점점 증가했다.
경기도에서는 지난해 내국인 HIV 감염인이 241명 늘어난 3,167명으로 집계됐다. 도 보건당국은 현재 도내에 신고된 10대 환자(타 지역 이주자 포함)가 40여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도 보건당국과 질병관리본부는 10대 HIV 감염인 증가에 대해 예방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도 관계자는 “도는 현재 대한에이즈예방협회나 한국에이즈퇴치연맹과 함께 청소년 대상 에이즈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관련 교육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학생을 포함한 청소년 대상 성교육은 학교 등 교육현장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에이즈 교육에 대해서는 학부모 등이 많이 꺼리고 있어 어려움이 있는 편”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 역시 “갈수록 에이즈에 대한 공포가 없어지는 것 같다”며 “10대 청소년 HIV 감염인이 늘어남에 따라 본부에서도 민간단체와 협력해 에이즈 예방을 위한 뮤지컬을 공연하는 등 다양한 예방교육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이즈는 여전히 완치가 안 되는 감염병이다”라며 “성인도 마찬가지지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에이즈 예방교육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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