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융감독원장 후임으로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거론되는 가운데 ‘김조원의 금감원’ 체제가 현실화되면 금융위원회의 역할이 지난 정부에 비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이른바 ‘최종구 패싱’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김 전 사무총장에 대한 청와대의 신뢰가 두터워 금감원이 바로 청와대와 교감하고 소통할 여지가 훨씬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서다. 김 전 사무총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내며 문재인 대통령과 호흡한데다 문재인 캠프에서 경남권 선거운동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권 창출에 기여한 공신을 꼽으라면 김 전 사무총장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김 후보자의 경우 문 대통령이 어디에든 믿고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멀티카드’로 꾸준히 거론돼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 전 사무총장에 힘이 실리면 금감원과 호흡을 맞춰야 할 금감위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진웅섭 금감원장은 호흡을 척척 맞춰왔지만 ‘최종구-김조원’ 라인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 김 전 사무총장은 행시 기수로 최 위원장의 3년 선배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그러나 “금융위와 금감원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금융위가 소외된다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며 “김 전 사무총장도 성품은 강직하지만 위아래를 아우르는 화합형 스타일이어서 소설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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