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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나는 내 나라가 낯설다] 내부자가 본 中상전벽해의 불편한 진실

■쉬즈위안 지음, 이봄 펴냄





오랜만에 찾아간 고향동네가 어릴 적 십 수년을 살았음에도 무척 낯설 때가 있다. 이 같은 낯설음은 외국생활 직후라면 더 크게 느껴질테고 중국처럼 격변기를 보내는 곳이라면 격세지감이나 상전벽해를 느낄지도 모른다.

중국의 유명 사회비평가 겸 작가이고 베이징에서 가장 유명한 책방 단샹제(單向街)의 주인장인 쉬즈위안(許知遠)이 여행기를 내놓았다. 전작 ‘미성숙한 국가’에서 중국의 백 년 역사를 통해 자신이 속한 중국의 현재를 세련되면서도 날카로운 방식으로 읽어냈던 그다.

여행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싼샤와 상하이, 시안, 베이징 등 중국 곳곳과 대만까지 이어진다. 왜 여행을 떠났고 여행기를 썼는지에 대해 저자는 정직하게 고백한다. 미국작가 폴 서루의 ‘중국 기행’ 때문이라고. 폴 서루는 편안함과 친근함으로 중국을 묘사했지만 정작 중국인인 저자 자신은 “나의 시선은 항상 뉴욕이나 파리, 런던에 가 있었고 나에게 중국은 도망치고 싶은 지리적·정신적 상황이었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쉬즈위안은 자신이 나고 자란 중국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저자는 경탄할 절경이나 관광유적지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대신 쇠락한 도시의 빈민굴 노동자, 문호대혁명 당시 지식청년이었던 농촌의 부녀자, 갱도에서 평생을 살아온 늙은 광산 노동자에게 눈길을 두고 귀를 기울인다. 중국은 미래를 꿈꾸지만 그가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은 풍선처럼 부풀었던 희망을 놓쳐버린 ‘성공하지 못한 다수’가 대부분이었다. 저자는 결코 이들을 미화하거나 떠받들지 않는다. 그가 감지한 것은 이들의 ‘망각’이었다. 과거에 어떻게 살았으며 오늘을 위해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 돌아보지 않는 그들을 보며, 슬프고 무력한 그 모습이 요란하고 떠들썩한 중국의 드러나지 않은 또 다른 얼굴이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는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중국 역사의 유구한 연속성을 과시하지만 주변에는 온통 새것 투성이에 100년 넘은 건축물을 찾기 어렵고 사람들은 20년 전의 일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면서 “책에서 드러내고자 한 것은 오늘날 중국 사회가 안고 있는 심각한 단절감”이라고 밝혔다. 1만7,5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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