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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머니]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혈전…자금력 앞세운 현대냐 설계 번뜩이는 GS냐

공사비만 2.6조로 1년치 일감과 맞먹어 수주전 과열

GS, 글로벌 업체와 특화설계…발 빠르게 기호 1번 선점

현대, 보증금 선납으로 응수…사업비 이자 감면도 검토





‘반포 재건축 혈전’의 막이 올랐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반포주공 1단지(1·2·4주구)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공사비만 2조6,000억원에 이주비·사업비·중도금대출 등을 합치면 관련 금융 및 사업비용만 9조원에 육박한다.

GS건설은 지난달 31일 입찰제안서를 먼저 제출하며 선수를 잡았다. 오랫동안 준비해왔다는 자신감을 나타내는 동시에 조합원 투표 시 ‘기호 1번’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현대건설은 입찰보증금(1,500억원)을 일찌감치 납입해 자금력의 우위를 은근히 강조했다. 입찰제안서는 마지막까지 만전을 기하며 마감일 당일 제출할 계획이다.

다른 대형 건설사인 대우건설·롯데건설·현대산업개발 등도 초기에는 대외적으로는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 입찰에 들어올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주 실패 시 떠안아야 하는 입찰보증금의 금융비용, 설계비 등 매몰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자금력 앞세운 현대vs설계 우위 강조하는 GS=일반적으로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서 중요한 것은 도급제의 경우 공사비, 지분제의 경우 분양가와 조합원 지분율이다. 이번 사업은 재건축조합과 시공사의 공동시행 방식이기 때문에 둘 다 해당하지 않는다. 공사비는 이미 조합에서 3.3㎡당 542만원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으므로 이번 입찰에서 큰 이슈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 건설사 관계자는 공히 “제시하는 공사비가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금액 차이는 중요한 게 아니다. 엇비슷한 공사비 내에서 최대한 좋은 설계를 누가 뽑아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강점인 설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5년 당시 주택시장의 최강자 삼성물산을 물리치고 서초동 무지개 아파트 재건축을 수주한 것도 특화설계 덕이었다. 당시 GS건설은 조합이 이미 계획해놓은 10개 동에서 1개 동을 줄이고 2만㎡ 규모의 중앙공원을 조성하는 파격적인 설계안을 제시, 예상을 뒤엎고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았다.

GS건설은 이번에도 기존 아파트를 뛰어넘는 설계안으로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GS건설 관계자는 “구체적인 설계안은 입찰 전 비밀”이라면서도 “글로벌 건축디자인 회사 SMDP, 해외 유명 업체 EDSA 등과 머리를 맞대고 최상의 설계안을 뽑아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가장 앞세우는 부분은 자금력이다. 이번에 선정된 시공사는 총 사업기간 4년 동안 사업비(1조7,000억원)를 직접 조달해야 할 뿐 아니라 이주비와 중도금대출 보증을 서야 한다. 은행과 이주비 및 중도금대출 금리 협상을 벌일 때 신용등급과 자산 규모에서 우위에 있는 현대건설이 조합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다는 게 마케팅 포인트다. 무이자 사업비 1조4,000억원 외에 시공사가 부담하는 3,000억원의 사업비 이자도 현대건설 측이 더 낮게 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은 세계적인 설계회사 HSK와 손잡고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도입해 ‘고품격 주거단지’를 선보이겠다는 방침도 정했다. 현대건설이 설계에 있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한강 조망의 극대화다. 최대한 많은 가구가 한강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동 배치에 신경을 썼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한강 조망 여부에 따라 아파트 가격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조합원의 재산가치를 높이도록 설계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소 4년에 걸친 수조단위 사업인데 조달금리가 0.1%만 차이 나도 상당한 금액”이라며 “실제로 조합원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고 재산가치를 높이는 데 어느 건설사가 더 기여할 것인가를 조합원들이 냉정하게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포주공 단지의 한 조합원은 “설계는 자이가 마음에 들지만 워낙 큰 사업이다 보니 자금 문제 때문에 갈등하는 조합원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수주 과열 양상도=지금까지 최대 재건축 사업지는 9,000가구가 넘는 헬리오시티였다. 송파구 가락시영을 재건축한 이 단지의 사업비는 1조4,000억원 선이었다. 이에 비해 반포주공 1단지는 가구 수는 적지만 워낙 고가의 아파트이다 보니 총공사비가 2조6,000억원에 달한다. 한 번의 수주로 1년 먹거리를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강남권에서 이제 압구정지구 아파트 재건축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입지가 나오기 힘든 셈이어서 대형사의 자존심을 건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수주전 과열 양상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양사에서 동원한 OS 요원들이 경쟁사에 대한 부채비율, 금품 제공과 관련한 비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상대사를 비방하는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며 “조합원들이 냉정하게 판단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조합은 오는 4일 오후 입찰을 마감한 후 양사가 제시한 조건을 조합원들에게 공개하고 9월 중 합동설명회를 가진 후 27일 총회에서 투표로 시공사를 결정한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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