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오는 2020년까지 스마트홈 사업 투자를 2배로 확대하고 관련 연구개발(R&D) 인력도 50%가량 늘린다. 또 독자 개발한 자기학습(딥러닝) 기술 ‘딥씽큐’는 삼성전자의 음성인식 인공지능(AI) 플랫폼 ‘빅스비’ 못지않은 AI 브랜드로 육성된다.
송대현(사진) LG전자 생활가전(H&A·Home Appliance&Air Solution) 사업본부장(사장)은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그는 “2017년을 AI 가전의 원년으로 삼고 올해부터 출시되는 LG전자 가전 전 제품에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할 것”이라며 “AI 투자를 2020년까지 2배로 늘리고 이에 맞게 인력도 충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소니·밀레 등 메이저 가전 업체 모두가 AI와 스마트홈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LG전자가 과감한 투자로 주도권을 쥐고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 목표다. 송 사장은 다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LG전자는 특히 AI 기술 딥씽큐를 음성인식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도 공개했다. 현재 딥씽큐는 주로 국내에서 에어컨·세탁기·로봇청소기 등의 사용자 경험을 축적 중인데 이를 음성인식과 연결해 애프터서비스(AS) 등을 해결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류혜정 H&A 스마트솔루션 상무는 “빅스비와 같은 브랜드 이름을 딱 정한 건 아니지만 딥씽큐를 AI 플랫폼으로 대대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빅스비나 아마존 에코, 구글 어시스턴트처럼 모든 상황을 겨냥한 AI 서비스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류 상무는 “최근 AI의 개념이 너무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AI 비서가 모든 상황의 만능 해결사처럼 홍보되지만 사실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LG전자는 가전 관련 소비자 불만사항 등을 우선 해결하는 AI 기능을 선보이고 기존의 아마존·구글과의 협업을 강화하면서 제품 혹은 상황에 맞춰 소비자가 AI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봇 상용화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난 7월부터 인천국제공항에서 선보인 ‘안내로봇’과 ‘청소로봇’를 대형 쇼핑몰, 호텔 등에 설치하는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공략한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송 사장은 “수십년간 쌓아온 인공지능 및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상업용 로봇 상용화에 힘쓸 것”이라며 “굵직한 행사에서 LG전자 로봇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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