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시중은행들이 하반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통 큰 채용 계획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 기조에 발맞춰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가 늘어날 것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됐는데요.
정부 눈치에 발표하는 순서에 따라 규모가 경쟁하듯 점점 커지고 있어, 아직 채용 계획을 내놓지 않은 은행들은 고민이 더 커졌습니다.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KB국민은행은 오늘 하반기 500여명의 채용 계획을 발표하고 채용 홈페이지를 통한 원서 접수를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국민은행의 채용 규모는 240명이었습니다.
일자리 확대에 방점을 둔 새 정부 정책 기조를 고려해 올 하반기에는 300명 규모가 예상됐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은 겁니다.
여기에 퇴직직원 재채용 등을 포함하면 올해 채용 인원은 1,200명이 넘습니다.
이처럼 통 큰 계획이 나온 데는 앞서 채용 계획을 발표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을 의식한 영향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올 하반기 은행권 채용 경쟁에 포문을 연 것은 우리은행이었습니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일찌감치 하반기 400명을 채용해 올해 지난해 두 배 수준인 600명을 뽑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만 해도 은행권은 정부 정책에 호응해야 하지만 점포 축소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지나친 채용 계획이란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신한은행이 어제 하반기 450명, 올 해 총 810여명의 채용 계획을 내놨고 뒤 이은 국민은행은 여기서 더 나아간 겁니다.
새 정부 정책 기조에 눈치 게임을 하듯 채용 규모가 갈수록 커지자, 남은 은행들은 고민이 더 커졌습니다.
KEB하나은행은 하반기 채용 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도 고려했지만, 지금은 일단 늘리는 방향으로 돌아섰습니다.
농협은행도 지난해 하반기 140여명 보다는 인원을 더 늘릴 계획이지만,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 등 범 농협 채용 계획과 맞물려 쉽게 결정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훈규기자 cargo29@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