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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서경펠로 20인 긴급설문] "북핵리스크, 경제 실질적 위협...국가신용 하락·자본유출 우려"

"투자 등 둔화로 성장동력 약화

외환위기까지 올수 있다" 경고

북한이 6차 핵실험으로 사실상 핵·미사일 개발 완성 단계에 들어감에 따라 늘 잠재된 상수(常數)처럼 여겨졌던 북한 리스크가 한국 경제의 실질적 위험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서울경제신문이 경제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을 진행한 결과 대부분(80%)의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를 둘러싼 주요 악재로 ‘북핵 리스크’를 손에 꼽았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안보가 위기를 당할 때 가장 먼저 경제위기가 발생하게 된다”며 “북핵 문제로 인한 국가신용등급 하락, 자본유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경우 소비와 투자가 둔화돼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약해지고 외환위기나 금융위기까지도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도 “북핵 문제로 금융시장이 동요하게 되면 소비·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장 큰 변수”라고 말했다. 실제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 기업·투자자의 부정적인 인식은 이미 현실화되는 조짐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전 금융연구원장)는 “최근 한국과의 교류·무역·상거래 현장에서 돌연 회의나 계약이 취소 또는 연기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외국 기업 파트너들이 한국의 전쟁 발생 가능성을 이전보다 훨씬 높게 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눈에 보이지 않는 잠재적인 경제 손실이 막대하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외환 시장의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도 간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은 “외국인들이 한번 돈을 빼내기 시작하면 순식간”이라며 “외화 유동성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당장 오는 10월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 협정이 만료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일본·미국과도 통화 스와프 협정을 맺지 않고 있다는 점을 염려했다.



북핵 리스크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와 맞물리면서 대중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는 점도 우리 경제에는 상당한 부담이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우리 정부가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하면서 중국의 경제보복 수위는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김주훈 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북핵으로 우리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이 어려운 점이 우리 경제의 주요 악재 요인”이라며 “우리나라는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데 사드 사태로 위험은 더 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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