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연료전기차는 전기차를 대체할 수 있는 모델이 아닙니다”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미래차 연구개발(R&D)를 책임지는 울리히 아이크혼 연구개발 총괄은 11일(현지시간) 2017 프랑크프루트 모터쇼 전야행사인 ‘폭스바겐 그룹 나이트’에서 진행된 한국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인프라 측면에서만 봐도 수소연료전기차는 향후 10년 후에나 주로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최근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친환경차 전략이 전기차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현대차가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앞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차가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로도 읽힌다.
아이크혼 총괄은 “일단 수소연료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가격 측면에서 너무 비싸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적인 부분에서 볼 때 수소연료전기차는 기존 전기차의 배터리를 일부 보완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궁극적으로 배터리 자체를 대체하는 기술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볼 때도 독립적인 친환경차라기 보다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연장시키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는 LG전자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아이크혼 총괄은 “폭스바겐은 미국 캘리포니아 미래 연구 센터에서 LG전자와의 협업을 진행 중에 있다”면서 “특히 인공지능 차량의 운전공간 연구에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도출해 내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그룹과 LG전자는 지난해 7월 커넥티드카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폭스바겐그룹이 LG전자에 기술 혁신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한편, 아이크혼 총괄은 “완성차 업체의 미래 기술을 전담하는 최고 임원으로서 볼 때 정부와 업계 간 구분 없는 협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독일의 경우 미래 자동차 분야와 관련해 독일 정부가 만든 독립 위원회가 있고 위원 자격으로 의견 개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올해 초 정부가 자율주행 3단계 규정을 통과시킨 데도 상당 부분 관여했다”고 소개했다. 아이크혼 총괄은 “정부는 완성차 업체가 규제 측면에서 장기간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해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아울러 기술을 특정하지 말고 일반 기술에 대해 폭 넓게 지원해야 성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만들기로 한 민·관 합동 연구 채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프랑크프루트=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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