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은행은 이주열 한은 총재와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13~14일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제9차 한·중·일 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해 최근 경제 및 금융 동향에 대해 논의한다고 밝혔다. 3개국 중앙은행은 상호 협력 증진 차원에서 2009년부터 번갈아가며 총재회의를 열고 있지만 이번 회의는 한중 통화스와프 만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열려 더 관심을 모은다.
오는 10월10일로 만기를 맞는 한중 통화스와프의 규모는 560억달러다. 우리나라가 맺은 통화스와프 가운데 최대 규모로 전체 통화스와프(1,222억달러)의 46%에 달한다.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이 무산될 경우 우리 외환 방파제의 절반이 날아가는 셈이다. 이 경우 경제 불확실성 확산, 투자심리 위축 등의 악영향이 우려된다. 더욱이 최근 고조된 북핵 리스크로 외화유동성 확충을 위해 통화스와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8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3,848억4,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지만 안심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은 “외환 시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부정적 요인들이 쌓이기 시작하면 그 속도를 걷잡을 수 없다”면서 “과거에 비해 외환보유액이 넉넉한 것은 사실이지만 본래 통화스와프는 만일에 대비해서 하는 것”이라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한중 통화스와프는 상호 간에 유익한 일인 만큼 정부가 잘 설득하되 연장이 불발될 경우에 대비해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도 재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은에 따르면 한중 통화스와프 문제는 이번 한중일 중앙은행 총재회의의 공식의제에 오르지는 못했다. 한은은 “(한중 통화스와프는) 특정국 간의 정책이슈로 3개국 총재 간 공통된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협상 과정 자체는 기획재정부가 주도하는 만큼 이번 회동으로 구체적인 결실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 총재와 저우 인민은행 총재 사이에 비공식적으로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서로 관심이 크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대화가 흘러갈 수 있다”고 전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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