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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人-] 심리치유자 정혜신 "'나'를 지키려는 신호에 귀 기울이며 심리적 레드라인 찾으세요"

■직장인 처방전

월요병은 정상적 리액션인데

'나만 이상한가' 다그치지 말고

가끔 '머리' 아닌 '느낌' 믿어야

최근 서울경제신문 산하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도서관이 주최한 ‘퇴근길 인문학’에서 ‘마음주치의’ 정혜신씨가 ‘월요병’은 너무도 정상적인 리액션이라며 ‘나만 이상한가’ 하며 자신을 다그치지 말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정혜진기자




“너무도 정상적인 리액션이에요. 오히려 월요병이 없는 사람들, 잘 못 느끼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진 않을까 걱정이 돼요.”

‘마음치유자’로 불리는 정혜신(54)씨에게 ‘월요병’ 치유 방법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정신과 전문의인 정씨만의 뭔가 색다른 비결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월요일에 출근할 때 무거워진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이 궁금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월요병은 병이 아니고 정상이라니 당황스러웠지만 이내 위안이 됐다. 짧은 대화에서나마 ‘정신분석은 조언이나 충고가 아니라 스스로 치유 능력을 발견하게 하는 과정’이라는 평소 정씨의 지론을 직접 체험한 셈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경제신문 산하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도서관이 주최한 ‘퇴근길 인문학’에서 정씨를 만났다. 평소 세월호 희생자 등 사회적 참사로 고통받던 이들을 위로하던 정씨가 이번에는 평범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치유에 나섰다. 그는 ‘마음이 지옥’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50명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특유의 치유철학을 설파했다. 직장인들 역시 심리적 사선(死線)까지는 아니더라도 동료들의 급작스러운 해고, 상사의 부당한 지시 등에 늘 스트레스를 안고 있는 이들이다.

정씨는 “치유는 스스로의 심리적 ‘레드라인(넘어서는 안 될 선)’을 찾아내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상담자 위치에만 있었을 것 같지만 그도 정신과 레지던트 시절 월급의 절반 이상을 자신의 정신과 상담에 썼다. 정신적으로 건강해지는 경험을 하며 ‘모든 정신적 상처는 치유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한다. 다만 정신적 상처가 치유되지 못할 수준에 이르는 경우도 있는데 인간적으로 바닥까지 가는 굴욕감을 겪으며 자신이 무너질 때라고 한다.

“사람마다 정도는 다를 수 있지만 자신을 지키지 않고 훼손하면서 기약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가끔은 머리를 믿지 말고 느낌을 믿어야 할 때가 있어요.”



알지 못하는 남의 시선까지 신경 쓰면서 멈추거나 포기하는 것을 나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미니멀리즘’을 시도하라는 얘기였다. 머리로는 ‘버텨야 한다’고 지시를 해도 마음이 ‘이건 안 될 것 같다’고 엇박자를 낼 때 그 마음의 소리가 오로지 ‘나’라는 것을 강조했다.

“‘힘내자, 파이팅’ 하고 다짐을 하면서 회사에 왔다가도 문득 ‘내가 이러려고 사는 건 아닌데’라는 느낌이 훅 오면 이런 느낌이 나를 사는 쪽으로 가게 하는 거예요.”

그는 “내 신념, 의견이라고 하는 많은 것이 책에서 본 것이거나 스승이나 부모님의 이야기일 때가 많다”며 “나를 지키려는 신호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자기를 보존해야만 그 이후를 기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혜신정신과를 운영하던 그는 지난 2010년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을 위한 치유공간 ‘와락’을 만들고, 2014년에는 세월호 생존자들이 있는 안산에 치유공간 ‘이웃’을 만들고 심리치유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지금도 말한다. “내 마음이 홀가분한 상태인지를 계속 물어봐야 해요.”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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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신, # 치유, # 월요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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