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2017 프랑크프루트 모터쇼’는 전기차와 완전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를 사이에 둔 각 브랜드 간 비전 경쟁이 치열했다.
그렇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동경하는, 모터쇼가 아닌 일반 도로에서는 한 대를 보기도 어려운 슈퍼카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 시대가 달라져도 모터쇼의 주인공은 역시 슈퍼카다.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맥라렌 등 슈퍼카 브랜드들의 부스는 하루 종일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번 모터쇼에서 읽히는 슈퍼카 시장의 트랜드는 경량화다. 무게를 줄여 더 강력한 주행성능을 갖춘 차들이 대거 등장했다.
람보르기니는 지붕이 열리는 ‘아벤타도르 S 로드스터’를 이번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뚜껑이 열리는 람보르기니 차량 중 가장 강력한 12기통 엔진을 탑재한 차다. 최대 출력은 740마력. 아울러 차체 대부분을 신소재인 카본 파이버로 만들어 무게도 덜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3초에 불과하다.
페라리는 8기통 컨버터블 GT 스포츠카 ‘페라리 포르토피노(Ferrari Portofino)’를 선보였다. 페라리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고 꼽히는 ‘캘리포니아 T’의 후속모델이다. 최대 출력 600마력에 제로백은 3.5초다. 신소재를 적용해 차체의 비틀림 강성을 높이면서도 무게를 기존 캘리포니아 T보다 줄여 운전의 재미를 더 키웠다는 게 페라리 측의 설명이다.
포르쉐는 신형 ‘911 GT3 투어링 패키지’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자연흡기 방식인 6기통 4ℓ 엔진은 최고출력 500마력에 최대토크 46.91㎏·m를 발휘한다. 제로백은 3.9초, 최고 속도는 시속 316㎞다.
부카티는 이색적인 명칭 ‘부카티 제로 400 제로’를 전시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차의 원래 이름은 부카티 시론. 모터쇼 전 부카티가 독일 폭스바겐의 비공개 테스트트랙에서 정지상태에서 시속 400㎞까지 도달 후 제동하는 이색 실험을 진행한 데서 따온 애칭이다. 차량 전면부 그릴에 새겨진 42라는 숫자는 실험에 걸린 시간(41.96초)을 의미한다. 최대출력은 1,500마력, 최고속도는 420㎞/h에 이른다.
맥라렌이 야외에 전시한 570S 스파이더도 이목을 끌었다. 지난 6월 출시한 이 차량은 기존 570S의 컨버터블 모델로 3.8리터 트윈터보 엔진이 570마력의 힘을 뿜어내며 328㎞/h까지 달릴 수 있다.
독일 완성차 3사도 새로운 슈퍼카를 출시하며 한 판 붙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소속팀의 F1 카레이서 루이스 해밀턴을 내세워 ‘메르세데스-AMG 프로젝트 원’을 선보이고 이 차를 ‘하이퍼카’로 분류했다. 일반적인 슈퍼카를 능가한다는 얘기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2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불과 6초, 힘은 무려 1,000마력에 달한다. 비결은 F1 레이싱카의 기술력을 본 떠 온 데 있다. 1.6리터 V6 하이브리드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얹고 앞바퀴 양 쪽과 뒷바퀴 축 가운데 등 총 3개의 모터를 장착했다. 레이싱카를 빼 닮아 공기 저항을 줄인 디자인에 가벼운 차체도 특징이다.
BMW는 국제 GT 레이싱 무대에 출전할 플래그십 모델 ‘BMW 뉴 M8 GTE’를 공개했다. BMW 뉴 8시리즈 쿠페 출시에 앞서 고성능 차량을 먼저 선보인 것이다. 트윈파워 터보 기술을 적용한 V8 엔진은 500마력(잠정 수치) 이상의 힘을 뽐낸다. 또 경량 설계 기술을 적용, 약 1,220㎏의 가벼운 체중을 구현했다.
아우디는 ‘R8 V10 RWS’를 선보였다. 5.2리터 10기통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해 540마력의 힘을 뽐낸다. 제로백은 3.7초, 최고 속도는 318㎞다. 아우디는 이 차를 999대만 한정 판매할 예정이다.
/프랑크프루트=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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