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통신사와 무관하게 사용이 가능한 ‘언록폰(공기계)’의 가격 담합과 관련, 스마트폰 제조사도 조사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해영 더불어민주장 의원이 “언록폰 담합과 관련해 이동통신 3사에 대한 조사는 진행되는데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대한 조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자 김 위원장은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며 “필요하면 스마트폰 제조사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는 지난 2월 “제조사가 판매하는 언록폰의 가격이 이동통신사보다 더 비싸다”며 암묵적인 담합행위로 보고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다. 제조사가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통신사와 가격이 거의 같거나 더 저렴한 미국 등의 상황과 대조된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지난달 초 SK텔레콤·KT·LG유플러스를 상대로 현장 조사를 진행한 바 있지만 제조사에 대한 조사는 추진하지 않았다. 이번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 공정위가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위원장은 업무보고에서 도입을 검토 중이라 밝힌 ‘기업분할명령제’에 대해 “서둘러 도입하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는 “기업분할명령제는 언젠가 우리 사회가 도입해야 할 제도라고 생각하지만 당장 서둘러서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 제도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달부터 ‘공정거래 법집행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면서 기업분할명령제를 포함한 11개 과제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기업분할명령제는 시장경쟁을 훼손할 정도로 경제력 집중이 과도한 기업의 규모를 정부가 행정력을 동원해 강제로 줄이는 제도다.
대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 지정과 관련해서는 현실에 맞게 개선하겠다고 김 위원장은 밝혔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전 이사회 의장)를 동일인으로 지정할 때는 지분지배율과 경영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력을 기준으로 판단하면서 의식이 없거나 한정후견 판결을 받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신격호 롯데 회장을 아직도 동일인으로 보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묻자 김 위원장은 “과거에는 동일인 사망 외엔 변경된 전례 없었기 때문인데 이 부분 대해서도 현실에 맞는 방향으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강광우·빈난새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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