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기기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폭스콘으로부터 100억달러(한화 11조3,0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미국 위스콘신주(州)의 스콧 워커 주지사가 “적은 규제와 제조업체에 대한 낮은 법인세가 폭스콘을 유치하는 데 주효했다”고 소개했다. 위스콘신은 미국 내 대표적인 농업 발달 지역이었지만 지난 2011년 워커 주지사 취임 이후 파격적인 기업 유치 노력을 벌이면서 제조업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위스콘신 현지 기업인들로 구성된 경제 사절단을 이끌고 13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방한한 워커 주지사는 15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위스콘신주의 낮은 규제 장벽과 법인세 수준을 언급하며 “이런 부분이 주정부의 자금 투자, 풍부한 노동력과 결합돼 매력적인 유인책이 됐다”고 강조했다. 위스콘신주는 미국 내에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지으려는 폭스콘으로부터 초대형 투자를 이끌어내면서 30억달러(3조4,000억원)의 파격적인 세제 감면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 주 의회 승인 절차를 진행 중으로 예정대로 착공에 들어가면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제조 단지가 위스콘신에 들어서게 된다. 위스콘신의 이 같은 기업 유치 노력은 법인세 인상이 추진되고 규제 혁파에 소극적인 국내 사정과 대비돼 특히 주목받았다.
‘미국 기업도 아니고 해외 기업에 30억달러의 세제 감면을 지원하는 데 대해 납세자들의 반발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워커 주지사는 “폭스콘이 위스콘신에 들어와 공장을 지으면 고용이 이뤄지고 근로자들이 돈을 벌게 된다”면서 “여기서 거둬들이는 소득세가 납세자들에게 가해질 조세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있는 곳에 소득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위스콘신주는 폭스콘 LCD 공장이 들어서면 연평균 소득 5만3,000달러(6,000만원)짜리 양질의 일자리 1만3,000여개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워커 주지사는 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들이 비즈니스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은 원래 비즈니스 하기 좋은 시장과 환경을 좇는다”면서 “위스콘신주는 농업과 제조업에 대해서는 제로(0) 수준에 가까운 0.4%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규제 완화에도 적극적이다. 워커 주지사는 “크고 작은 기업들이 규제 때문에 사업하기 어렵다고 한다”면서 “안전과 건강·환경과 같은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수준까지 규제를 완화하고 그 외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커 주지사의 이 같은 기업 프랜들리 정책은 글로벌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위스콘신에만 1,537개 기업이 진출했고 이를 통해 약 8만6,440개 일자리가 창출됐다. 농업 중심의 경제 구조도 금융과 보험, 제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38%를 차지할 정도로 첨단화됐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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