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을 마시기 위해 바텐더가 있는 바(Bar)를 찾아야 했던 시절은 옛말이다. 집에서 간단히 음주를 즐기는 ‘홈술·혼술’ 족이 늘어나면서 각테일을 집에서 만들어 먹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실제 주류업체들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양주·리큐르 같은 칵테일의 기초가 되는 술과 토닉워터, 콜라 등을 준비해 간단한 칵테일을 만들어 먹는 데서 나아가 이미 만들어진 칵테일을 편의점 등에서 사 먹고 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파티장에서 바텐더가 제조해 주는 최고급 칵테일과 같은 수준의 제품을 언제 어디서나 마실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찾는 손길도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일본에서 수입된 증류식 소주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 소주·탄산주가 인기를 얻고 있으며, 이제는 맥주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도 하나둘씩 선보이고 있다.
◇‘캔 칵테일’, 고급 칵테일을 가벼운 캔에 넣다=소비자들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활동적이면서 간편하게 먹고 마실 수 있는 것들을 찾는 추세다. 게다가 유행에 뒤지지 않는 트렌디함도 추구하는 탓에 주류도 캔·병 등에 담아서 파는 ‘RTD(Ready To Drink·즉석음용형)’ 제품이 대세다.
고급 칵테일도 작은 캔에 들어갔다.
오비맥주에서 올 여름 출시한 프리미엄 캔(355㎖) 칵테일 ‘믹스테일 아이스(MixxTail ICE)’가 대표적이다. 작년 선보인 칵테일 발효주 ‘믹스테일’ 병 제품을 캔에 넣으면서 맛, 도수 등을 소비자 취향에 맞춰 개선했다.
우선 알코올 도수는 기존 믹스테일 병 제품의 8도에서 3도로 낮췄다. 덕분에 얼음을 섞지 않고도 가볍게 마실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전문 바텐더가 만들어준 수준의 고급 칵테일을 간편하게 즐기자는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가볍게 즐기는 음주문화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칵테일을 캔에 넣은 제품이 드문 덕분에 주류업계에서도 새로운 장르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모히토’와 ‘스트로베리 마가리타’ 두 가지 맛으로 대형마트·편의점 등에서 2,000원대에 만나볼 수 있다. 캔 중앙에 칵테일을 만드는 셰이커(Shaker) 그림을 넣어 제품의 정체성을 확실히 했다. 라임과 딸기를 상징하는 색상을 주로 사용해 상큼하고 발랄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얼음을 형상화한 삼각형 디자인을 패키지에 적용해 시원한 느낌을 더했다.
◇소주·양주만 칵테일 재료가 아냐… 맥주도 칵테일로 변신하다=오비맥주 측은 믹스테일 아이스에 대해 “맥주를 양조하는 과정과 발효공법을 적용한 것이 가장 차별화된 특징”이라고 전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믹스테일 아이스는 맥주를 만들듯 맥아를 발효해 만들어진 양조 알콜에 라임과 민트, 딸기 등을 첨가해서 만들어진다. 이에 일반 맥주나 증류주에 탄산음료나 주스를 섞어 만드는 제품과 차별화를 꾀했다는 설명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활동적이고 간편함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층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여 캔 칵테일 제품을 출시했다” 며 “신개념 프리미엄 칵테일 ‘믹스테일 아이스’로 다양화, 고급화된 젊은 소비자들의 입맛과 눈높이를 충족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즐기는 ‘캔 칵테일’의 특장점을 널리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탄산주·칵테일도 꾸준한 인기=소주를 중심으로 한 기존 칵테일 주류도 꾸준히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대표적 제품은 일본 빔 산토리에서 만든 ‘호로요이’. 한동안 일본을 여행하면 꼭 사야 하는 물건으로 꼽힐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일본에서도 지난 2009년 출시된 이래 지난 2015년까지 매년 14.9%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내에는 지난해부터 정식 수입됐으며, 화이트사워·피치·그레이프 3가지 기본 맛을 판매하고 있다. 수시로 다양한 맛의 제품을 한정판매 중으로, 지난 15일 ‘화이트그레이프’(청포도·백포도)를 한정 출시해 판매 중이다.
이 밖에 하이트진로(000080)의 ‘이슬톡톡’은 지난해에만 약 3,400만병을 판매하며 대표적 탄산주 제품으로 위치를 갖고 있다. 저도주 전체 제품으로 범위를 넓혀도 판매 1위를 달리는 제품으로 보해양주의 ‘부라더#소다’는 국내 첫 탄산주 제품으로 꾸준히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커피 탄산주인 ‘부라더#소다 소다리카노’를 선보이기도 했다. 산뜻한 산미가 있는 아메리카노 맛에 탄산을 첨가해 커피의 풍미와 톡 쏘는 청량감이 이색적 조화를 이룬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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