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이코스, 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를 일반담배의 80%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렇게 되면 아이코스 등 전자담배 세금이 현재 보다 한 갑당 335원 더 올라가게 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열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금 인상과 관련한 ‘개별소비세 개정안’ 의결을 추진한다. 이런 가운데 기획재정부가 이날 국회에 제출한 ‘궐련형 전자담배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보면 정부는 전자담배 세금을 일반담배 대비 80%로 인상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개정안에서 “세계 아이코스 판매량의 91%가 일본인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전자담배 세금은 일반담배의 81.6% 수준이다.
앞서 지난달 22일 열린 기재위 조세조정소위원회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 20개비 당 594원, 비궐련형 1g당 51원을 과세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세금 인상안은 통과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논의에서는 전자담배 세금 인상이 유력시 되고 있다. 당초 필립모리스 측은 일반담배에 적용되는 세금에 비해 아이코스 세금비중이 일본은 30%라고 밝혔다. 이 같은 근거가 세금 인상의 반대 논리로 작용했다.
하지만 기재부 조사에서 일본 비율이 81.6%로 나타나는 등 필립 측의 주장과 달리 주요 국가에서 제법 무겁게 세금을 매기고 있었다. 한국의 전자담배 세금 비중이 외국 보다 낮다는 의미다.
한편 개소세 인상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궐련형 전자담배는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지난 18일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아이코스의 서울 지역 시장점유율은 5%에 이른다. 지난 6월 출시돼 이제 갓 3개월이 넘은 것을 고려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아이코스가 담배 시장의 약 10%를 차지하며 ‘아이코스 열풍’이 불고 있는 일본만 해도 2015년 출시 이후 2016년 1분기 아이코스의 시장 점유율은 0.8%에 불과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궐련형 담배의 주요 제조사인 필립모리스와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 모두 세금이 인상되면 가격을 올리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사용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담뱃세가 큰 폭으로 인상될 경우 소비자들의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고 우려했다./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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