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업자들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을 놓고 주도권 쟁탈전에 돌입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콘텐츠 기능부터 음성인식 인공지능(AI) 기술까지 경쟁적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위성방송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053210)는 19일 상암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신규 OTT 서비스 ‘텔레비’를 공개했다. 텔레비는 비교적 저렴한 이용료와 무약정을 특징으로 하는 OTT 서비스다. 중국 샤오미의 셋톱박스(방송수신기)인 ‘미박스’에 구글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누가’를 탑재해 KT스카라이프의 방송과 각종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OTT는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셋톱박스를 통해 가정에서도 TV로 빠르고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텔레비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샤오미 셋톱박스를 무선 와이파이에 접속하고 TV에 선명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HDMI) 케이블로 연결만 하면 여행지 등에서도 간편하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특히 구글의 인공지능(AI) 비서 플랫폼인 ‘구글 어시스턴트’가 내년 1·4분기 중 업데이트되면 음성인식 기반 서비스도 지원된다. 이남기 KT스카이라이프 사장은 “다양한 콘텐츠를 개별 시청자의 입맛에 맞춰 제공하는 OTT 서비스는 앞으로 대표적인 미디어 플랫폼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이블방송업계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037560)도 오는 11월 TV와 별도의 셋톱박스를 기반으로 한 신규 OTT 서비스를 내놓는다. 실시간 방송 채널은 물론이고 다중채널네트워크(MCN)와 SNS에서 제공하는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영국 CJ헬로비전 상무는 “신규 OTT 서비스는 전 세계의 모든 동영상 콘텐츠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케이블방송 사업자인 딜라이브는 이미 지난해 6월 세계적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와 손잡고 OTT 서비스 전용 셋톱박스를 선보였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판매 대수는 10만대를 돌파했다. OTT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브랜드 명칭도 ‘딜라이브 케이블 OTT 방송’으로 변경했다.
방송업계가 OTT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시청자들이 방송사의 실시간 채널이나 주문형 비디오(VOD)보다 인터넷 콘텐츠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1인 가구’ 비중이 늘면서 개개인이 선호하는 콘텐츠만 골라주는 형태의 가벼운 서비스가 선호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OTT 시장은 오는 2020년이면 7,8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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