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 노사는 이날 올해 임금협상안을 최종 확정했다. 노사는 올해 임금 인상률을 1%를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동종업계 평균 인상률을 반영해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임금협상 타결에 따라 기본급 대비 150%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특히 첨예하게 대립하며 소송까지 이어졌던 통상임금 문제 역시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현대오일뱅크 노사는 우선 정기상여금 600%를 향후 통상임금에도 반영하기로 했다. 그리고 지난 2012년 11월27일부터 2016년 12월31일 약 4년간 발생한 추가 임금은 소급해서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노조가 사측에 제기한 ‘통상임금 소급분 지급 소송’ 역시 취하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큰 잡음 없이 통상임금을 비롯한 임금협상이 타결된 것은 현대오일뱅크 노사가 한 발씩 물러서 실리를 챙기려고 노력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유업체 상여금은 보통 600~800% 정도인데 600%를 반영하고 앞으로도 적용하기로 한 것은 노조 측에 유리할 만한 부분으로 판단된다”며 “사측 역시 소송에 따른 위험과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 임금협상 결과가 다른 정유사 임금협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초 최종 타결했던 정유업계 1위 SK이노베이션의 협상 결과가 현대오일뱅크에도 영향을 준 만큼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인 GS칼텍스와 S-OIL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정유사의 한 관계자는 “회사마다 임단협 조항이 천차만별이어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근 정유사들이 지난해와는 달리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노사 모두 심리적인 압박은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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