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는 28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수확기 쌀 수급안정 대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내달 초 시작될 본격적인 쌀 수확철을 앞두고 작년보다 8일가량 앞당겨 발표됐다.
올해 정부가 매입하기로 한 신곡 물량은 공공비축미 35만톤(t)과 추가 시장격리 물량 37만톤 등 총 72만톤이다. 시장격리 물량은 전년 29만9,000톤보다는 약 7만톤으로 수확기 격리량으로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아직 통계청의 공식 쌀 생산량과 수요량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작년 쌀 초과생산량이 약 30만t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처음으로 초과생산량보다 많은 양이 매입될 전망이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전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사전브리핑을 갖고 “과거에는 초과생산량 이상으로 매입된 경우가 한 번도 없었고, 격리 자체도 여러 차례에 나눠 한 경우도 있어 매입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며 “아직 공식 생산량 추계가 발표되진 않았으나 올해 시장격리 물량은 초과수요량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충분한 물량을 격리했으므로 쌀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는 공공비축미 매입 제도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공공비축미는 양곡 부족으로 인한 수급불안과 천재지변 등 비상시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가 시장가격에 매입하는 쌀이다. 농식품부는 산지 쌀값과의 연계를 줄이고 민간의 자율적 가격 결정을 유도하기 위해 올해는 공공비축미를 매입할 때 우선지급금을 주지 않기로 했다. 다만 농가의 자금수요 등을 고려해 11월 중 일부 금액을 산지 쌀값과 연계하지 않고 정액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추가 검토 중이다.
정부 매입과 별개로 민간의 벼 매입 확대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와 농협의 융자 지원 규모도 총 3조3,000억 원(정부 1조4,000억 원·농협 1조9,000억 원)으로 작년보다 3,000억 원 늘렸다.
8월 말 현재 206만톤에 달하는 정부 쌀 재고량 소진을 위해서는 48만톤인 사료용 쌀 공급물량을 내년도 75만t 내외로 대폭 확대하는 한편 가공용 쌀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울러 연내 식량원조협약(FAC) 가입 절차를 마무리해 연 5만톤을 해외에 원조하는 등 쌀을 소진하기 위한 수요 발굴도 해나가겠다고 농식품부는 밝혔다.
/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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