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약 2,0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이천 사업장에 낸드플래시 메모리 연구 인력이 집결할 첨단 연구개발(R&D) 센터를 짓는다. 낸드플래시 글로벌 2위인 도시바 메모리 투자에 성공하며 단숨에 낸드 강자로 떠오른 SK하이닉스가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했던 낸드 사업의 고삐를 바짝 죄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28일 4,000여명의 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지하 5층~지상 15층 규모의 R&D센터를 신축한다고 밝혔다. 연 면적 약 9만㎡ 규모로 지어지는 R&D센터는 D램·낸드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이 있는 M14 공장 옆 공간에 조성된다. 준공 예정 시점은 오는 2019년 9월이다.
신축 R&D센터에는 선행 기술 연구를 담당하는 미래기술연구원과 낸드 개발사업 부문 소속 연구 인력들이 집결한다. D램 개발사업 부문 연구 인력이 수펙스(SUPEX)센터·R3 건물에 모여 있는 데 반해 선행 기술과 낸드 개발 부문 연구원들은 이천 사업장 내 여러 건물에 흩어져 있었다. 이번 R&D센터 신축으로 낸드 개발자들이 한데 모여 보다 효율성 있는 R&D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관계자는 “신축 R&D센터가 D램 개발사업 부문이 있는 수펙스센터와 R3 건물과도 가까워 향후 메모리 반도체 통합 연구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SK하이닉스가 2,000억원을 들여 R&D센터를 신축하는 것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R&D 인력 채용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측면도 강하다. 회사 관계자는 “올 한 해만 1,000명 이상을 채용할 예정”이라면서 “향후 R&D 인력 채용도 지속 확대될 계획이어서 추가 근무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메모리 등 반도체 기술 난도가 예전에 비해 크게 올라가 R&D 역량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게 SK하이닉스 설명이다.
인력 확보뿐 아니라 SK하이닉스가 R&D에 투자하는 규모도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2012년 SK그룹 편입 당시 8,000억원 수준이던 R&D 투자액은 지난해 2조1,000억원까지 두 배 이상 불어났다. SK하이닉스의 R&D 투자가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었다.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이미 1조1,000억원의 R&D 투자가 이뤄져 올해 또다시 사상 최대 규모 R&D 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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