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유해성 논란과 관련해 하루에 생리대 7.5개씩 한 달에 7일간 평생 사용해도 인체에 크게 해롭지 않다는 정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생리대 제조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시민단체는 조사가 미흡하다며 반박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8일 충청북도 오송 본부에서 이 같은 내용의 생리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1차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유통되는 생리대와 해외 직구 제품 등 총 666개 품목을 대상으로 인체에 위해성이 높은 VOCs의 10종 함량을 측정했다. 인체에 흡수되는 전신 노출량과 인체에 독성이 나타나는 독성 참고치를 비교한 ‘안전역’을 기준으로 일회용 생리대는 9~626, 면 생리대는 32~2,035, 팬티라이너는 6~2,546, 공산품 팬티라이너는 17~1만2,854, 해외 직구 일회용 생리대는 16~4,423으로 파악됐다. 안전역이 1 이상이면 안전하다는 뜻으로 모두 안전한 것으로 평가됐다.
유해성 논란의 중심이 된 깨끗한나라의 제품 역시 안전역 수치에서 다른 제품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생리대와 함께 조사한 기저귀도 시중에 유통된 10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모두 VOCs 검출량이 낮았다.
생리대 매출 1위인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식약처의 이번 공식 발표로 소비자 신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지만 생리대 유해성 문제를 처음 제기한 여성환경연대는 “성급한 결과”라며 반박했다.
한편 류영진 식약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조정회의에서 생리대 조사결과와 관련한 대책 보고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또다시 호된 ‘질책’을 받았다. 이날 이 총리가 “역학조사는 어떻게 하느냐”고 질문하자 류 처장은 “관계기관이 협조해서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했다. 이에 이 총리는 “아직도 협조가 안 됐다는 말인가. 생리대 사태가 8월에 생겼는데 여성들이 당장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호통을 친 것으로 알려졌다. 류 처장은 지난 ‘살충제 계란’ 파동 때도 이 총리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질책을 당한 바 있다. /오송=김지영기자·변수연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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