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은 익숙하다. 눈 감고도 찾아 갈 수 있을 정도다. 오래 전에 떠나온 고향도 마찬가지다. 수없이 오고 간 길이기에 어떤 경로로 가야 하는 지 뇌리에 입력돼 있다. 평소에는 굳이 내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되지만 명절 때는 다르다. 귀성·귀경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시간대에는 혼잡을 피해 가장 빨리 목적지에 가기 위해 우회로를 찾기 마련이다. 이때 내비게이션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과거에는 차량에 별도의 내비게이션 장치를 설치하거나 내장된 프로그램을 활용했으나 요즘은 스마트폰이 그 역할을 대신하는 추세다. 날로 발전하고 있는 위성항법장치(GPS) 기술에 인공지능(AI) 기술까지 가미한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이 속속 등장하면서 자칫 짜증나고 지루해 질 수 있는 귀성·귀경길을 즐겁고 편안한 시간으로 만들어준다.
SK텔레콤의 ‘T맵x누구’는 귀성길을 즐겁게 해줄 대표적인 내비게이션 서비스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바탕으로 목적지까지 가는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하는 T맵을 음성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운전자가 음성으로 목적지를 말하면 이를 인식해 목적지를 안내하는 것은 물론 음성으로 듣고 싶은 음악을 틀거나 끄고, 주변 음식점과 주유소 안내, 날씨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줘”라고 말하면 T맵에 탑재된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가 근처의 저렴한 주유소까지 음성으로 길 안내를 해준다.
카카오의 ‘카카오내비’를 이용하면 고향에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에게 운전자의 현재 위치와 목적지까지 소요시간을 손쉽게 카톡으로 공유할 수 있다. 예전처럼 가족에게 전화해 어디인지 언제 도착하는지를 물을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카카오내비 앱이 없는 가족도 스마트폰의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바로 길 안내를 받아볼 수 있다. 자녀를 둔 운전자를 위해 내비게이션의 길 안내 음성을 자녀들이 좋아하는 뽀로로나 로보카폴리의 로이, 꼬마버스 타요의 목소리로 설정해두면 지루함에 보채는 아이들을 달래기에 좋다. 카카오내비는 이들 캐릭터 외에도 전국 각지 사투리와 개그맨, 낯익은 방송 성우 등 총 21개에 달하는 다양한 길 안내 음성을 제공한다. 라이언 등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를 내비게이션 상의 내 차 아이콘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점도 재미를 더한다.
LG유플러스와 KT가 함께 선보인 ‘원내비’를 이용하면 좀 더 쉽고 편하게 고향을 찾아갈 수 있다. 원내비의 ‘교차로 안내’는 교차로 진출입 시 동영상처럼 움직이는 실사 이미지를 통해 경로를 안내한다. 길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지역에서 ‘몇m 앞에서 우회전입니다’하는 식의 안내만으로 주행에 어려움을 느끼던 운전자에게 대형건물이나 마트와 같은 랜드마크 건물을 중심으로 음성안내를 제공해 운전자의 경로 이탈을 막는다.
원내비는 추석 기간 동안 마일리지 이벤트도 진행한다. 주행 이력을 기반으로 마일리지를 적립하면 최초 50 마일리지 달성 시 매주 100명 추첨해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고, 이후에는 마일리지 규모에 따라 상위 등급 경품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장시간 운전에는 자동차도 지친다. 오래된 차가 길 한복판에서 차량이 고장 날 경우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한 정비업체 검색 앱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착한정비’는 이용자가 있는 곳의 주변 정비업체의 위치와 전화번호를 제공하고, 실제 이용자들의 후기나 서비스 평점을 공유해 운전자가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정비와 내비게이션·타이어 등 누구나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11개 카테고리의 업체 검색이 가능해 잘못된 업체를 찾아가는 수고도 덜어준다.
가는 길에 마트를 들러 장을 보고 싶다면 대형마트·백화점의 휴무일 정보와 전통시장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앱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거기 문여나요’ 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개장·휴무일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추석 연휴 기간 동안 귀성길에 오르지 않고 집에 머무르는 이용자들에게도 유용하다.
장시간 운전으로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방법을 알려주는 앱도 출시돼 있다. ‘두드스트레칭’은 다양한 스트레칭 사진·비디오 자료를 제공한다. 앱에 나오는 동작을 따라 하다 보면 뻐근한 어깨와 근육통이 느껴지는 다리가 씻은 듯 낫는다.
길고 먼 귀성·귀경길을 영유아와 동행하는 운전자는 아이가 보채고 울면 스트레스가 배가된다. ‘크라잉베베’는 아이의 울음소리를 녹음·분석해 우는 이유를 알려준다. 완벽하진 않지만 아이가 우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고향 가는 길이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장거리 이동에 무료한 동승자들은 동영상 앱을 이용하면 좋을 듯 하다. 유튜브와 네이버TV·옥수수·kt 올레 모바일 등 다양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고향 집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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