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가 석달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산업 생산와 투자도 부진해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월보다 1.0% 감소했다. 5월 1.1% 감소를 기록한 뒤 6월, 7월엔 1.3%, 0.1% 증가했으나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소비는 올해 들어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며 일관된 회복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산업생산은 증가율 0%였다. 산업생산 역시 올해 4월 -1.0%, 5월 -0.1%, 6월 0.0%, 7월 1.0% 등 들쭉날쭉한 모습이다. 최근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반도체가 12.4% 상승하며 선전했으나 자동차(-4.0%), 기타운송장비(-18.5%) 등은 부진했다. 이런 탓에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보다 1.1%포인트 하락한 72.0%였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0.1% 올랐다.
투자 역시 부진했다. 8월 설비투자는 0.3% 줄어들며 7월(-5.1%)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미 이뤄진 건설투자를 뜻하는 건설기성 역시 전월 대비 2.0% 감소했고 앞으로의 건설 경기를 보여주는 건설 수주는 전년 같은 달보다 3.4% 떨어졌다. 투자는 지난해 우리 경제성장률 2.8%에서 절반 이상의 지분을 차지했다. 계속된 투자 부진이 경제성장률을 깎아내리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지난달 7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때 산업생산 1.2% 증가, 소비 1.2% 증가 등 실적이 발표되자 ‘경기가 회복되는 거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당시 통계청은 “8월부터는 소비 심리가 둔화하고 파업 등 영향으로 산업생산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달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도 “경기회복세가 견고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8월 경기 지표에서 이런 전망들이 현실로 나타났다.
앞으로의 경기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 0.1포인트 상승했지만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증가율 0%를 기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부 경기 지표가 부진하지만 아직까지는 당초 예상했던 3% 경제 성장 경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내외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는 한편 혁신 성장에 속도를 내고 일자리·소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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