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쪽 화로에서 피운 향이 뚜껑의 구멍을 통해 사자의 입으로 빠져나가도록 만들어진 향로다. 향로의 몸체를 짐승 모양을 한 3개의 다리가 떠받쳤고 전체적으로 연기인 듯 구름인 듯한 무늬가 새겨져 있다. 그 위에 사자조각을 올리면서 유약 때문에 미끄러진 것일지도 모르나 향로 위의 사자가 정중앙에 놓이지 않고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친 것이 오히려 탁월한 조형미가 됐다. 사자는 꽃무늬가 새겨진 대좌 위에 뒷다리를 구부려 웅크리고 앉았다. 낮게 내린 귀는 겸허함을, 철화 안료로 점을 찍듯 표현한 눈동자는 연기 너머 더 먼 곳을 내다볼 줄 아는 태도를 보여주는 듯하다. 사자의 목 뒤쪽과 엉덩이 부분에서 두드러진 소용돌이 모양의 털 뭉치와 위로 추켜올라가 등에 붙은 꼬리가 해학미를 더했다. 높이 21.2㎝, 지름 16.3㎝로 이처럼 구체적인 형상을 갖는 ‘상형 청자’는 고려청자의 전성기였던 12세기에 주로 제작됐다. 은은한 광택이 도는 녹청색 향로에서 고려청자 특유의 비취색을 음미할 수 있다. 특히 사자향로는 중국 송나라 사람들이 극찬했을 정도로 작품성이 뛰어났다. 국보 제60호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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