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객이 깜빡하고 금융기관에 청구하지 않은 자기앞수표의 규모가 2천181억원 가량으로 추산됐다.
2일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은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은행권과 상호금융권에서 미청구돼 잡수익으로 처리된 자기앞수표가 2천181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자기앞수표 사용액(일평균 2조1천70억원)의 연간환산액 520조4천290억원의 0.04% 수준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자기앞수표의 미청구는 소지인의 분실 때문으로 추정된다”면서 “자기앞수표는 휴면예금과 마찬가지로 5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지난 것으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서민금융지원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따라 연내에 서민금융진흥원과 협약을 체결해 과거 5년간 잡수익 처리한 미청구 자기앞수표 발행대금을 서민금융재원으로 출연하기로 했다. 이는 4천500억원 가량으로 미소금융 등 서민대출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된다.
은행들은 자기앞수표 발행과 동시에 청구시 지급할 수 있도록 해당 금액을 발행대금으로 적립해 두게 돼 있다.
하지만 5년간 발행한 자기앞수표가 사용되지 않아서 대금이 청구되지 않으면 이를 ‘미청구 발행대금’으로 분류, 잡수익으로 처리해왔다.
은행 등 금융회사는 자기앞수표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발행수수료 수익을 얻을 뿐 아니라 발행대금 예치 시부터 평균 자기앞수표 지급결제 기간인 평균 20일 동안 자금운용 수익을 얻은 데 더해 발행 후 5년이 지난 장기 미청구 자기앞수표는 수익으로 처리해왔다.
이에 대한 박 의원 등의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국회는 청구되지 않은 자기앞수표 발행대금을 서민금융진흥원 출연대상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서민금융지원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2008년 이후 은행권이 자체 수익으로 처리한 미청구 자기앞수표 발행대금은 약 7천900억 원이다. 상호금융권과 합하면 이 기간 청구되지 않은 자기앞수표 발행대금은 9천313억원으로 늘어난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은행권에서 발행후 5년이 지난 장기 미청구 자기앞수표 발행대금을 출연받는다 하더라도 원권리자가 지급을 요구하면 내주게 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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