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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에 다시본 문화재]대한제국 황제어새

보물 제1618-1호 대한제국 고종의 황제어새. /사진제공=문화재청




국가를 대표해 나랏일에 사용되는 행정용 인장을 ‘국새’라 하고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의례용 도장은 ‘어보(御寶)’라 한다.

조선 태종 때부터 인조 재위기까지 200년 이상 사용된 ‘조선국왕지인’ 등 조선과 대한제국의 국새 29점과 임금이 세상을 떠난 뒤 종묘 안치용으로 제작된 어보 47점은 도난당했다.

국새와 어보를 통틀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보물 제1618호인 고종의 ‘황제어새’와 그 관련 국새인 ‘황제지보’ ‘유서지보’ ‘준명지보’ 등 4점뿐이다.



고종은 지난 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어새 제작기록을 ‘보인부신총수’라는 책에 기록하게 했으나 정작 ‘황제어새’는 수록돼 있지 않아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크기도 조선과 대한제국의 다른 국새의 절반 수준인 폭 5.3㎝에 불과하다. 그러나 고종이 1903년 러시아 황제를 비롯해 이탈리아·독일·프랑스 등 외국 원수들에게 보낸 친서에 이 황제어새가 사용됐다. 즉 고종황제는 1903년 8월 이후 러일전쟁의 위기, 일본의 국권 위협 등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한 비밀 외교활동에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별도로 새로운 어새를 제작한 것이며 기밀 유출 방지를 위해 직제를 통한 관리가 아니라 황제 자신이 직접 지니고 사용하기 적합한 크기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근대기 유물이지만 고종이 펼친 주권수호운동의 중요한 역사적 유물이라 가치 있다.

2015년 미국 시애틀미술관으로부터 돌려받아 떠들썩한 환수 낭보를 전했으나 ‘가짜 어보’ 논란이 일었던 덕종어보는 1471년에 만들어진 원본이 아니라 일제강점기인 1924년에 다시 제작된 ‘신품(新品)’이라는 게 문제가 됐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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