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은 단군 왕검이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을 건국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고조선의 건국일은 단군 원년인 기원전 2333년 음력 10월 3일로 알려져 있고 편의상 양력 10월 3일이 국경일로 지정돼 있다. 개천(開天)의 본래 의미를 더 따진다면 하늘의 신 환인의 뜻을 받은 환웅이 처음으로 하늘을 열어 태백산(백두산) 신단수 아래에 내려와 홍익인간의 대업을 시작한 기원전 2457년의 음력 10월 3일이 더 타당하다는 주장도 있다.
인천 강화군 화도면 흥왕리 소재 마니산에 위치한 사적 제136호 ‘강화 참성단’은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올리기 위해 쌓은 제단이라고 전한다. 실제 단군의 제사 흔적을 확인할 수는 없으나 고려 원종 11년(1270)에 보수했으며, 조선 인조 17년(1639)과 숙종 26년(1700)에도 고쳐 쌓았다는 기록이 전한다. 여러 번 보수했기 때문에 본래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제단은 자연석으로 둥글게 쌓은 하단(下壇)과 네모 반듯하게 쌓은 상단(上壇)으로 구성되어 있다. 둥근 하단은 하늘, 네모난 상단은 땅을 상징한다. 경주의 첨성대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갖고 있다.
고려와 조선왕조는 때때로 이곳에서 도교식 제사를 거행하기도 하였다. 조선 후기에는 단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참성단을 단군시대의 종교와 관련시켜 이해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후 일제시대에 단군을 숭배하는 대종교가 생기면서 민족의 성지로서 주목받게 됐다. 지금도 매년 개천절에 제천행사가 거행된다. 전국체전의 성화도 바로 이곳에서 태양열을 이용하여 붙이고 있다.
참성단이 과연 단군의 제천단인지는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강화도에는 청동기시대의 고인돌이 있고 단군과 연관된 전설이 전하고 있는 만큼 고조선 시기에 무시못할 정치세력이 형성됐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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