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안리에서 10만명의 현장 관중을 동원하는 등 2000년대 큰 인기몰이를 했던 스타크래프트리그(스타리그)가 역대 최대 규모의 상금을 내걸고 돌아왔다. 지난 8월 그래픽 품질 등을 대폭 개선한 ‘리마스터’ 버전을 출시한 뒤 처음으로 열리는 대회를 통해서다.
6일 스타리그의 주최사인 아프리카TV(067160)에 따르면 ‘아프리카TV 스타리그(ASL) 시즌4’의 1등 상금은 6,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e스포츠 20년 역사상 가장 많은 액수다. 총 상금액도 1억80만원으로 스타리그를 중심으로 e스포츠 시장이 한창 성장했던 2000년대와 비교해도 적지 않다.
케이블 게임 전문 방송사가 스타리그 주최를 포기한 뒤 1인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가 지난 2015년 ‘대국민스타리그’라는 대회를 시작으로 포문을 연 뒤 ASL을 4회째 열고 있다.
특히 이번 ASL 시즌4에는 이른바 ‘택뱅리쌍’이 모두 출전해 관심을 모은다. 택뱅리쌍은 스타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유명 게이머 4인(김택용·송병구·이영호·이제동)을 부르는 호칭이다.
24명이 출전한 ASL 시즌4 본선 무대에서 16강 경기를 절반까지 치른 결과 시즌2와 시즌3을 연속으로 우승한 이영호(테란) 선수가 A조에서 가장 먼저 8강에 진출했고 박준오(저그) 선수가 뒤를 따랐다. 또한 B조에서는 아프리카TV와 유튜브 방송을 통해 수만 명의 구독자를 몰고 다니는 임홍규(저그) 선수가 8강에 올랐고 조일장(저그) 선수 역시 조 2위로 상위 라운드에 진출했다.
추석 연휴 막바지인 오는 8일에는 C조 경기가 열린다. 김택용(프로토스) 선수의 진출 여부가 스타리그 시청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어 연휴 직후인 10일에는 D조에서 송병구(프로토스) 선수와 이제동(저그) 선수가 나란히 출격한다. ASL 시즌3 4위에 오른 김민철(저그) 선수의 활약 여부도 관심사다.
아프리카TV는 이번 ASL 시즌4에서 생방송 시청자 수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SL 시즌2에서 이영호 선수와 이제동 선수가 만난 4강전은 300만명 이상이 생방송으로 경기를 시청했다. 두 선수는 과거 스타리그 공식 대회에서도 결승전이나 4강전 등 중요한 길목에서 자주 만나 예측 불가능의 명승부를 펼쳤다. 이에 따라 두 선수의 대결을 ‘리쌍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현역 시절에 가장 눈부신 활약을 보였던 유명 게이머가 모두 본선 무대에 진출해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과거 대회보다 더 흥행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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