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위 행장은 이날 뉴욕 맨해튼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당장 국내에서 M&A를 고려할 만한 매물은 없다” 면서도 “대기업 계열 우량 금융사가 매물로 나온다면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한화 등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 그룹들이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자회사를 매각하는 상황이 오면 적극 인수에 나서겠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SK그룹은 지주회사법 개정이 무위로 끝나면서 지난 상반기 결국 SK증권을 매각한 바 있는 데 유사한 사례가 향후 삼성그룹 등에서 발생하면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위 행장은 또 “일본과 베트남에서 연간 1억달러 이상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면서 “해외 사업 M&A는 아시아쪽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초 멕시코 법인의 인가를 받아 현지 영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 법인이 내년 영업에 들어가면 미국·캐나다 등의 현지법인과 함께 북미에서 신한은행의 영업망이 완성되는 셈이다. 위 행장은 “신한아메리카 등 미국 법인의 영업은 우량 자산 위주로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 행장은 은행 뿐 아니라 금융업 전반에 인공지능(AI)을 필두로 빅데이터 활용을 적극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그는 “요즘 가장 큰 고민이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 잘했던 인재가 디지털 시대에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이라며 “이 때문에 인력 구성을 정보통신(IT) 등 다양한 분야로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 사장을 지낸 바 있는 위 행장은 “카드사 콜센터에 3,000여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 데 고객 전화 응대에 AI와 음성인식 기술 등을 활용하면 수십명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변화의 물결이 이미 시작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은행 열풍에 대해서는 우려도 표시했다. 위 행장은 “당초 정부가 인터넷은행을 허가할 때는 중금리 대출 상품을 중심으로 시장을 개척해달라는 목표가 있었는데 카카오뱅크나 K뱅크 대출의 70% 정도가 신용 1·2·3등급의 우량 고객에 맞춰져 기존 은행과 경쟁하며 도입 취지가 많이 퇴색했다”고 지적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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