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고성능차들은 감성적인 예술성을 추구한다. 독일의 고성능차도 물론 감성미를 추구하지만 이탈리아 고성능차는 차량 외관부터 인테리어 소재, 엔진 소리 등 모든 부분에서 독창적인 예술미를 구현하는 것으로 목표로 한다. 그것이 이탈리아 스포츠카가 세계 시장에서 독립적인 위상을 지키고 있는 이유다.
그런 이탈리아 고성능차 중 판매량을 늘려 보다 대중화된 길을 걷고자 하는 브랜드가 있으니 바로 마세라티다. 미국 시장에서 최근 수년간 크게 성장했고 한국에서도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GTS 그란스포트’는 마세라티의 플래그십 스포츠세단이다. 마세라티의 실력을 모두 쏟아부은 차종이다.
차 이름인 콰트로포르테는 이탈리아어로 문(porte)이 4(quattro)개라는 뜻. 무슨 차 이름이 그러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마세타리의 역사를 알면 이해가 된다. 마세라티는 원래 경주차 제작과 모터스포츠 참가에 주력하던 회사다. 뒷자리가 있는 차를 만들어 보지 않던 마세라티가 4도어 럭셔리 세단을 만들겠다는 ‘큰 결정’을 하면서 지은 차명이 바로 콰트로포르테다.
이 차는 디자인이 워낙 스포티해 커 보이지 않지만 주차장에 세워보면 한 칸에 다 안 들어 갈 정도로 크다. 차 길이가 5,265㎜로 제네시스 ‘EQ900’(5,205㎜)보다도 6㎝가 길다. 그래서 스포츠세단이지만 뒷자리도 넉넉하다.
시동버튼은 모터스포츠의 전통대로 왼쪽에 배치했다. 누르면 실린더 내 묵은 연료를 단번에 토해내는 듯한 ‘다다당’ 소리가 난다. 공회전시 엔진 배기음도 대단히 공격적이다. 제로백이 4.7초인 만큼 초반 가속력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가 없다. 특징적인 것은 엔진 회전 수 2,000rpm 아래에서도 깜짝놀랄 만한 가속력이 나온다는 사실이다. 살살 다뤄도 무섭게 나간다. V형 8기통 3.8리터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530마력을 내는 슈퍼카이니 그럴만도 하다.
차가 낮고 서스펜션 세팅은 단단한 편이지만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 복합연비는 6.6㎞/ℓ인데 체감상 연료 게이지가 쭉쭉 내려가는 편은 아니다.
차량 내부는 외관만큼이나 화려하고 고급스럽다. 그러나 차량 내 전자장비 조작 기능을 시각화시킨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디자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가격은 2억2,710만원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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