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금동삼존불상과 국보급 고려 시대 불경이 잇따라 발견됐다.
우선 6세기 이전 삼국시대 불상 양식의 변천사를 확인해 줄 수 있는 국보급 금동 삼존불상이 강원도 양양에서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지난 7월부터 양양군과 재단법인 국강고고학연구소가 발굴조사 중인 양양 진전사지 석탑(국보 제122호) 주변 유적에서 석탑 북측에 묻혀있던 6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삼국시대 금동보살삼존불입상을 찾아냈다고 16일 밝혔다. 높이 8.7㎝의 이 불상은 광배 상단과 좌대 일부분이 부서져없어졌지만 전체적으로 상태가 양호하다. 출토 당시는 청동으로 추정됐으나 국립춘천박물관에서 보존처리를 위한 기초조사를 하던 도중 금동으로 확인됐다.
삼존불은 모두가 보살상으로 이뤄져 독특하다. 출토유물을 사진으로 검토한 강희정 서강대 동아시아연구소 교수는 “고구려 불상인 국보 제85호 금동신묘명삼존불입상(삼성미술관 리움 소장)과 백제 불상인 국보 제72호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간송미술관 소장)의 틈을 채워줄 의미있는 발견으로 우리나라 불상 중 굉장히 이른 시기의 것에 해당한다”면서 “일견 고구려 불상으로 보이지만 생긴 모양이 백제계통이며 6세기 중엽의 것으로 삼국시대 삼존불의 전형을 보여줄 의미있는 발견”이라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백제나 고구려에서 지역적으로 먼 양양의 9세기 진전사지에서 6세기 불상이 발견됐다는 것은 스님 등 사람이 옮겨가 간직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만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가운데 본존불에서는 두광과 신광이 모두 양각으로 표현됐으며, 보살상 보관(머리에 쓴 보석관) 위에 화불(중생구제 부처)을 연꽃 좌대에 표현했다. 본존불과 협시보살 사이의 하단 구멍 2개 역시 처음 발견되는 사례다. 그 용도는 연구가 필요하다. 광배에는 전체적으로 화염문을 뒀고, 손 모양은 다섯 손가락을 가지런히 펴 손바닥을 밖으로 한 채 어깨높이까지 올린 모습이다. 삼존불 모두 보살상의 앞면에서 겉옷은 ‘X’자로 교차했다가 좌우로 펴지는 양식이다.
발굴을 진행한 차재동 국강고고학연구소 소장은 “이번 삼존불입상은 그 출토지가 명확하며, 9세기 유적인 진전사지 석탑에서 6세기 유물이 나온 만큼 사찰이 만들어지기 전 다른 건물터가 있었는지 더 조사할 예정”이라 말했다.
한편 경남 합천 해인사 원당암에 있는 15세기 목조아미타불좌상에서는 고려 후기에 찍은 불경 29책이 쏟아져 나왔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원당암 목조아미타불좌상의 내부를 조사해 고려시대 우왕 1년(1375)에 찍은(印出) 서적 ‘성불수구대다라니’와 고려 후기에 고려대장경으로 찍은 ‘대방광불화엄경’ 28책을 찾아냈다고 16일 밝혔다.
이 중 소매에 넣을 수 있는 작은 책인 수진본 형태로 제작된 ‘성불수구대다라니’는 훗날 조선 시대까지 유사한 경전이 반복적으로 제작된 것의 원본 격이라 가치가 높다. 이용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 문화재팀장은 “국내외에서 확인된 적 없는 유일본이며 경전 내 그림 ‘변상도’가 특이해 단독으로 국가지정문화재에 지정될 수 있는 귀중한 서적”이라고 말했다. ‘대방광불화엄경’ 역시 조선시대가 아닌 고려시대에 찍어 전해지는 고려대장경이 드물기 때문에 의미있다.
/조상인·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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