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운영하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3호점 ‘스타필드 고양’이 8월 24일 개장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삼송신도시에 들어선 스타필드 고양은 수도권 서북부 최대 규모 쇼핑몰이다. 전체 매장 면적의 30%를 즐길거리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는 스타필드 고양 개점 1년 차에 매출 6,500억 원을 달성해 그룹을 대표하는 핵심 매장으로 키울 계획이다. 개장과 동시에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스타필드 고양을 둘러봤다.
지난 9월 중순 주말 오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을 찾았다. 스타필드 고양은 신세계가 지난해 9월 문을 연 ‘스타필드 하남’, 같은 해 12월 선보인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이은 스타필드 3호점이다. 정식 개장한 지난 8월 24일 하루 동안에만 10만 명이 방문했을 정도로 ‘핫’한 곳이다.
지하철 3호선 삼송역에서 불과 1km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스타필드 고양은 밝은 바위색상 건물에 유리를 두르고 서 있었다. 스타필드 고양을 둘러싼 4~6차선 도로에는 쇼핑몰로 들고 나는 차량들이 가득했다. 스타필드 고양은 부지 면적 9만 1,000㎡(2만 7,527평), 매장 면적 13만 5,500㎡, 4,500대 동시 주차가 가능한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 해 먼저 문을 연 스타필드 하남보단 덩치가 조금 작은 편이다.
하지만 스타필드 고양의 고객 체험 공간은 하남점보다 6,300㎡가량 넓은 3만 6,000㎡다. 이는 스타필드 고양 전체 면적의 약 27%로, 하남점(전체 면적의 19%)에 비해 비중이 커진 것이다. 고객이 더 오랜 시간 머무르며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신세계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지난 8월 중순 스타필드 고양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임영록 신세계 프라퍼티(스타필드 운영 주체) 대표는 “이제 고객들은 집에서 영화를 보고, 인터넷으로 쇼핑을 하며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는다”며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과 공간을 제공하지 않으면 쇼핑몰의 존재가치가 없어진다”고 말한 바 있다.
스타필드 고양은 스타필드 하남의 경험을 토대로 수도권 서북부의 상권 특성을 반영했다. 그 결과 가족단위 고객들이 쇼핑과 문화, 레저 등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복합 체류 공간을 더욱 강화할 수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난 뒤 먼저 지하 1~2층에 있는 창고형 매장 ‘이마트트레이더스’를 둘러봤다. 주말인 탓에 발 디디기 힘들 정도로 쇼핑객들이 붐비고 있었다. 지상으로 올라와 본격적으로 쇼핑몰을 살펴봤다. 규모는 하남점보다 작지만 매장 구성은 다채로워졌음을 알 수 있었다. 1층은 SPA 매장, 2층은 일렉트로마트, 3층은 어린이 용품, 4층은 아쿠아필드와 스포츠몬스터가 주요 쇼핑시설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주요 통로를 하나만 둬 동선이 단순해진 것도 통로가 미로처럼 여러 갈래인 하남점과 비교되는 부분이었다.
하남점보다 체험형 공간 넓어져
우선 1층에 있는 ‘팩토리 스토어’가 눈길을 끌었다.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이 곳에선 글로벌 패션 편집숍 ‘분더샵’과 PB상품,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아르마니 등 국내외 유명 브랜드 이월상품을 최대 90%까지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매장에서 만난 30대 주부는 이렇게 말했다. “스타필드 고양 이곳 저곳을 둘러보다가 이월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을 보고 궁금해서 방문했어요. 생각보다 브랜드가 많아 둘러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마치 아웃렛에 온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팩토리 스토어에는 ‘AS가 불가하고 2~3년 차 재고 상품을 판매하는 만큼 미세한 흠집 또는 오염이 있을 수 있다’는 안내가 붙어 있었다. 또 영수증 지참 시 구매 당일에만 환불이 가능했다.
2층에는 ‘일렉트로마트’와 ‘스타필드 멘즈’, ‘BMW 미니’, ‘하우디’ 등 남성 고객들을 겨냥한 매장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체험형 매장으로 유명한 일렉트로마트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로봇 같은 제품까지 갖추고 있었다. 10여 종에 달하는 AI로봇이 감시카메라, 책읽기, 음악틀기 등 여러 기능을 뽐내고 있었다.
스타필드 멘즈는 남성용 의류 편집숍이다. 이마트 자체 남성복 브랜드가 입점해 있었다. 신세계 관계자는 “스타필드 하남에서 남성들에게 인기가 있는 브랜드를 모아 스타필드 멘즈라는 편집숍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BMW 미니 매장에도 남성들이 많았다. 매장에선 전시 차량을 직접 타보거나 구매 상담이 가능했다. BMW에서 출시한 각종 인테리어와 생활용품도 살펴볼 수 있었다.
30~40대 남성을 겨냥한 하우디 매장도 눈에 띄었다. 하우디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공개하면서 주목을 받은 매장이다. 상품 카테고리는 테크(TECH), 리빙(LIVING), 스타일(STYLE), 그루밍(GROOMING), 하비(HOBBY) 5가지다. 자신만의 확실한 취향을 가진 30~40대 남성들을 겨냥한 독특한 제품들이 매장에 가득했다.
스포츠, 물놀이, 키즈카페 등 다양한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시설은 3~4층에 집중적으로 배치됐다. 자녀를 둔 30~40대 젊은 부부가 많은 지역 특성 때문인지 특히 어린이를 위한 시설이 훌륭했다. 자녀를 동반한 30~40대 주부고객과 남성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3층 완구 전문점 ‘토이킹덤’은 하남점보다 4배가량 넓어졌다. ‘장난감 왕국으로 떠나는 여행’을 주제로 오래된 기차역처럼 매장을 꾸몄다. 장난감 판매 매장 외에도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는 곳, 직업을 경험할 수 있는 곳, 놀이기구를 탑승할 수 있는 곳 등 7개 체험 공간과 식음료 시설이 더해져 테마파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채로웠다.
‘베이비서클’도 눈길을 끌었다. 베이비서클은 임신·출산·육아·놀이 등을 망라한 국내 최대 규모 영유아 전문점이다. 베이비서클은 영유아와 부모들이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컬쳐 스튜디오’와 이유식 카페도 갖추고 있었다. 스타필드 고양에서 처음 선보인 컬쳐 스튜디오는 36개월 이하 영유아들이 전문 강사와 함께 블록·미술·음악·오감놀이 등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9개월 된 아이를 안고 있던 젊은 부부는 베이비서클을 스타필드 고양의 최고 시설로 꼽았다. 부인인 이영은 씨의 말이다. “이유식 카페가 있어서 너무 좋네요. 국내 어디에서도 이유식 카페를 보지 못했거든요. 파주에서 왔는데 이유식 카페 때문이라도 스타필드 고양을 다시 찾아올 것 같습니다.”
스타필드 고양의 한 관계자는 “하남점의 경우, 베이비써클이 자체 조사한 내점 고객의 평균 체류시간은 1시간 30분 가량”이라며 “체험 시설을 대폭 확충한 고양점의 경우 체류 시간을 최대 2시간 반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에 들어서자 놀이동산에서나 들을 수 있을 법한 사람들의 함성소리가 들려왔다. 왼쪽에는 ‘스포츠몬스터’가 있었고 정면에는 영화관 ‘메가박스’, 오른쪽에는 볼링과 당구, 오락시설을 갖춘 ‘펀카페’가 있었다.
스타필드 하남에서 먼저 선보였던 체험시설 스포츠몬스터는 새로운 콘텐츠 14개를 추가해 업그레이드된 매장으로 들어서 있었다. 이곳에선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64m짜리 실내 짚코스터, 8m 높이의 드롭슬라이더, 디지털 미식축구, 양궁 등 30여 종의 다양한 스포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펀카페는 일종의 오락실과 같았다. 볼링 레인 4개와 당구대, 다트 등이 마련돼 있었다. 한쪽에는 오락을 즐길 수 있는 게임기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4층 반대편으로 이동하니 가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스크린 골프장 ‘데이골프’가 보였다. 그 건너편에는 여성들을 위한 ‘BV뷰티빌리지’가 있었다. 네일아트를 받을 수 있는 미용시설은 물론, 필라테스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아쿠아필드’도 인기를 끄는 공간이었다. 입장을 위해 줄을 선 방문객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이곳은 하남점과 면적이 비슷하지만, 가족 방문객을 겨냥해 찜질방과 스파 공간을 늘려놓았다. 옥상에는 북한산을 조망할 수 있는 수영장이 있었다. 물의 온도는 따뜻했다. 한쪽에는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모래장과 전용 풀장도 있었다.
스타필드 고양은 반려동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다. 매장 곳곳에는 반려견의 배변을 치울 수 있는 봉투가 비치돼 있었다. 다만 식당과 푸트코트에는 동반 입장할 수 없다. 1층 ‘몰리스 펫숍’ 내 카페는 반려동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스타필드 고양 관계자는 “스타필드 고양은 도심에서 가깝고, 교통이 편리해 수도권 서북부에 거주 중인 자녀를 동반한 가족 고객들이 주요 방문 고객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족 고객이 함께 즐기며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온가족 쇼핑테마파크를 콘셉트로 다양한 스포테인먼트 공간을 (하남보다)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스타필드 고양,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까
신세계는 스타필드 고양 첫해 매출 목표를 6,500억 원으로 잡고 있다. 이런 계산에는 반경 3km 이내에 인구 밀집 지역인 고양시와 서울 서북부 지역이 위치해 있고, 서울 강서·마포를 비롯해 김포시 등 30분 내 거리에 인구 50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등 초대형 상권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 다만 스타필드 고양이 이 초대형 상권을 장악하려면 인근에 위치한 라이벌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스타필드 고양과 불과 2.7km 떨어진 곳에 ‘롯데몰 은평점’이 자리 잡고 있다. 롯데몰 은평점은 스타필드 고양보다 규모는 작지만 영화관과 어린이 놀이기구, 쇼핑시설 등을 갖추고 있고 접근성도 좋아 주말마다 가족 단위 고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특히 오는 10월 한 건물에 들어서는 롯데아울렛(지하 1층과 지상 1층)과 이케아(2~4층)가 스타필드 고양에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케아 고양점은 광명점에 이어 국내에 두 번째로 문을 여는 매장이기 때문에 집객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필드 고양과는 불과 5km 가량 떨어져 있어 수도권 서북 지역 상권을 두고 격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의식했는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이케아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는) 쉬어야 한다”고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의무휴업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가구 공룡 이케아에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 것이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은평 뉴타운, 고양 삼송지구와 원흥지구 등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개발되고 있어 지속적인 인구 증가에 따른 잠재 소비 인구가 많아지고 있다”며 “스타필드 고양과 롯데몰, 이케아가 경쟁할 경우 대형 유통매장이 없었던 경기 서북부권이 쇼핑 중심지로 거듭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첫 해 매출액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스타필드 고양에 대해 “만족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금까지 발견된 쇼핑몰 구성과 운영 상의 시행착오들을 완벽하게 보완했다”며 개장 행사에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신세계는 2018년까지 스타필드 하남, 코엑스, 고양 3개점에서 연 매출 1조8,000억 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또 2019년 경기도 안성, 2020년 인천 청라지구에 스타필드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오프라인 유통채널 강자의 자신감이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쇼핑 공간을 만들어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개장 1주년 맞은 ‘스타필드 하남’의 성적표
지난 9월 9일 신세계의 첫 번째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이 개점 1주년을 맞았다. 신세계는 지난 1 동안 스타필드 하남을 찾은 누적 방문객이 2,500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방문객 평균 체류시간은 5.5시간(주차시간 기준)으로 기존 복합쇼핑몰의 2배가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과는 ‘체류형 쇼핑테마파크’라는 스타필드 하남의 콘셉트가 적중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체류시간이 길어진 이유는 다양한 쇼핑시설과 함께 아쿠아필드, 스포츠몬스터, 메가박스 같은 엔터테인먼트 시설 이용객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라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스타필드 하남의 최고 인기 시설인 아쿠아필드와 스포츠몬스터에는 지난 1년간 각각 51만 명, 25만 명의 쇼핑객이 방문했다. 특히 여름 휴가 시즌인 7~8월의 경우, 하루 평균 방문객 수가 평소보다 10% 이상 늘어 도심형 피서지 역할도 톡톡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필드 하남은 타지역 고객 유치와 대규모 지역민 채용 등을 통해 하남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신세계포인트 회원 기준으로 스타필드 하남의 고객을 분석한 결과, 구매력이 큰 강남지역 거주자 25%를 포함해 하남시 외 지역 방문객이 8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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