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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벤처 키우는 아모레퍼시픽 미래 성장동력의 씨앗을 뿌린다

작고 민첩한 린‘ 스타트업’ 선발해 창의적 브랜드 육성 나서

아이디어와 실행력 갖춘 4개 팀이 신시장 개척 선봉대로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도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K-뷰티 대표주자 아모레퍼시픽이 이른바 ‘린스타트업(Lean Startup)’ 프로그램을 통해 사내 벤처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린스타트업 2개 팀이 첫선을 보인 데 이어 올해도 2개 팀이 도전장을 던졌다. 아모레퍼시픽의 미래를 열어가는 린스타트업 팀들은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열정적인 실행력으로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린스타트업 팀원들이 재기발랄한 포즈를 취하며 활짝 웃고 있다. 왼쪽부터 아웃런의 김설빈 차장, 허선웅 차장, 김소진 차장, 김정성 차장, 가온도담의 노지혜 차장, 전채린 과장, 장정화 부장, 브로앤팁스의 홍성해 차장, 최진비 대리(앞줄), 김진석 과장, 최석훈 과장(뒷줄), 미래성장팀의 변동섭 차장.







린스타트업은 미국 벤처기업가 에릭 리스가 창안해 실리콘밸리에서 큰 주목을 받아온 경영 방식이다. 사업 아이디어를 가급적 단기간에 제품화해 시장의 반응과 성과를 측정한 다음 제품 개선 과정에 신속하게 반영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제조-측정-학습-개선의 과정을 반복하면서 지속적인 혁신을 도모하는 동시에 성공 가능성을 높여나가는 것이 린스타트업 개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기술(IT)과 과학기술의 발달, 새로운 트렌드 등장으로 시장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시장 변화에 대응해 사업적 성공을 달성하려면 ‘속도 경쟁’에서 앞서나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소수의 창업가들이 꾸려 가는 스타트업은 대기업 조직보다 오히려 더 민첩하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여기에다 린스타트업 방법론을 적용하면 성공 확률을 더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5년 창립 70주년 기념 미디어 간담회에서 사내에 린스타트업 체계를 구축해 작은 규모의 민첩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창의적인 브랜드를 육성하는 기반을 다지는 한편 창조적인 니치(Niche·틈새시장) 브랜드의 신규 개발을 장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 후 린스타트업 프로그램 도입에 속도를 낸 끝에 지난해 1기 린스타트업 2개 팀을 출범시켰고, 올해도 2기 린스타트업 2개 팀이 돛을 올리기에 이르렀다.

린스타트업 프로그램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변동섭 아모레퍼시픽 미래성장팀 차장이 말한다. “아모레퍼시픽이 린스타트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된 데는 크게 두 가지 배경이 있습니다. 첫째,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1981~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로서 최대 소비층으로 부상함) 고객이 새로운 소비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죠. 밀레니얼 세대는 트렌드에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하며 스마트한 소비를 즐기는 속성을 지녔기 때문에 기존 접근 방법만으로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객과의 접점에서 고객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조직이 필요해진 거죠. 둘째, 아모레퍼시픽 전체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씨앗을 뿌리는(Seeding) 역할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기존 사업 방식이 회사 또는 브랜드 중심이었다면 린스타트업 프로그램은 작고 민첩한 조직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변화를 모색해보자는 겁니다.”




고객 접점에서 시장 변화에 신속한 대응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린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상당한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고 있다. 서 회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테스트 앤 런(Test & Learn)’을 강조해오고 있다. 지속적인 시도를 하면서 그 과정에서 학습을 통해 혁신과 변화를 추구해나가는 방법론이다. 린스타트업과 일맥상통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지난 9월5일 창립 72주년 기념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고객의 가까이에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깊게 탐색하고 새롭게 질문하며 끊임없이 도전해야 혁신 상품을 개발할 수 있고, 고객 경험을 개선할 수 있으며, 디지털 소통 시대를 선도할 수 있습니다. 주저하지 말고 ‘테스트 앤 런’을 시도함으로써 세상에 없던 우리만의 아름다움인 ‘아시안 뷰티(Asian Beauty)’로 전 세계인을 아름답게 하는 원대한 꿈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서경배 회장은 얼마 전 린스타트업 팀원들과 티타임을 가지며 격의 없는 분위기에서 각 팀별 브랜드의 방향성이나 관심사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한편 팀원들을 격려하는 자리를 가진 바 있다. 서 회장은 이런 자리를 앞으로도 종종 가질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평소에도 자주 일반 직원들과 차나 식사를 함께하면서 소통에 힘쓰는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아모레퍼시픽 직원들은 처음 린스타트업 프로그램을 도입했을 때만 해도 다소 생소해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린스타트업이 화장품 등 소비재 분야에서는 익숙한 형태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보통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인터넷이나 기술 분야에서 많이 창업하기 때문에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창업가정신이나 도전정신이 충만한 일부 직원들의 경우에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반가워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의 린스타트업 프로그램에는 많은 지원자들이 몰리고 있다. 1기와 2기 모두 10대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을 정도다.

그렇다면 아모레퍼시픽은 린스타트업 팀을 선발할 때 어떤 기준을 적용할까. 변동섭 차장이 말한다. “첫째는 차별성 있는 접근을 했는지를 봅니다. 린스타트업 지원자들도 기성 조직에서 일하던 분들입니다. 그러기에 이전부터 해왔던 익숙하거나 쉬운 접근이 아닌 새로운 접근 방식이 있는지를 중요하게 평가하는 겁니다. 둘째는 전략적인 적합성입니다. 회사가 지향하는 방향에 부합하는 동시에 아모레퍼시픽 구성원으로서 잘할 수 있는 영역을 선정했는지를 살펴봅니다. 이 두 가지보다 더 우선되는 것은 고객에 대해 얼마나 진정성 있고 치열한 고민을 했는가 하는 점입니다. 아울러 팀 구성이 얼마나 짜임새가 있는지도 평가 대상이죠.”

아모레퍼시픽은 린스타트업 팀들의 성공을 돕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두고 있다. 우선 팀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에 대해 상당한 자율성을 부여한다. 기존 회사 조직에서는 의사결정이 이뤄지기까지 여러 단계의 결재가 필요했지만, 린스타트업 팀들에게는 최대한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각 팀이 편안하고 재미있게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근무지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차별적 접근·전략적 적합성 등 기준으로 선발

팀원들에 대한 평가 및 보상 정책도 세심하게 마련했다. 사내 벤처든 일반 스타트업이든 새로운 도전에 따른 적지 않은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 다시 말해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이 불가피한 것이다. 그런 면을 감안해 팀원들이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근무 평가에서 중간 이상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도전정신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당초 설정한 목표 이상의 이익을 달성하게 되면 일정한 부분의 이익을 팀원들이 나눠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성취욕을 자극하는 동기부여라고 할 수 있다. 또 일정한 단계별로 목표를 달성할 경우에는 포상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아모레퍼시픽 린스타트업 팀들은 최소 2년의 운영 기간을 보장받는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마음껏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통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질 수 있는 것이다. 2년이 경과하면 회사 측은 린스타트업 팀들에 대한 평가 절차를 거쳐 분사, 현업 이관, 사업 유지, 사업 종결 등 4가지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지난해 출범한 ‘아웃런’과 ‘가온도담’ 등 1기 린스타트업 2개 팀은 어느덧 2년차의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아직 공식적인 평가 절차가 남아 있지만, 회사 내부적으로는 이들 2개 팀이 린스타트업 프로그램 도입의 취지를 충분히 살리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고 한다.

변동섭 아모레퍼시픽 미래성장팀 차장이 말한다. “아웃런과 가온도담 2개 팀 모두 새로운 제품 영역을 개척해냈습니다. 차별화된 접근 방식으로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는 성과를 낸 거죠. 물론 현 시점에서 재무적으로 엄청난 성과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미래 성장의 씨앗을 뿌린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 린스타트업 3개 팀 스토리
아모레퍼시픽의 린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팀은 모두 4개 팀이다. 아웃런, 가온도담, 브로앤팁스 3개 팀은 이미 시장에 선을 보였고, 나머지 1개 팀은 데뷔를 위한 마무리 작업 중이다.


(왼)아웃런 울트라 마라톤 선크림 (오)아웃런 익스트림 선스틱 화이트



● 아웃런

아웃런은 스포츠 전문 선케어 브랜드로서 서핑, 철인3종, 사이클링, 마라톤 등 스포츠를 즐기는 마니아들에게 최적화된 기능성 제품이다. 특히 가혹한 스포츠 환경을 견디는 강력한 자외선 차단력과 종목별·환경별 피부 상태를 고려한 밀착력과 지속력이 강점이다.
아웃런 제품들은 스포츠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확실한 기능성에 대한 체험 후기, 추천 등 좋은 반응을 얻어나가고 있다. 스포츠 전문 선케어 제품이라는 신규 뷰티 카테고리를 창출한 데다 주요 고객층인 스포츠 인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의 성장성이 더욱 기대된다는 평가다. 또 스포츠 마니아 외에도 해외 여행객이나 물놀이 여행객 등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되는 고객들도 아웃런 제품에 많은 손길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왼)가온도담 무기자차 선쿠션 (오)가온도담 청순 올인원 크림



● 가온도담

가온도담은 천연 유래 원료 기반의 순한 화장품 브랜드로, 온 가족의 피부 건강을 위해 탄생한 자연주의 브랜드를 표방한다. 가온도담은 모든 제품에 미국 환경연구단체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의 그린 등급 원료를 사용했고, 피부과 테스트를 통해 혹시 모를 자극에 대해서도 사전 검증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2016년 임산부 전문 화장품으로 첫선을 보인 가온도담은 출시 이후 임산부는 물론 20~30대 주부, 순한 화장품을 선호하는 여성들의 구매율이 높아지면서 성분 좋은 화장품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시장의 반응에 힘입어 올해부터는 ‘온 가족의 피부 건강을 책임지는 천연 유래 원료의 자연주의 브랜드’로 확대 론칭하게 됐고, 최근에는 EWG의 공식 인증 마크를 획득하면서 유해 성분이 없는 순한 화장품으로서 굳건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왼)브로앤팁스 네버 드라이 올인원 (오)브로앤팁스 네버 오일리 올인원



● 브로앤팁스

브로앤팁스는 철저하게 남성의 라이프스타일과 니즈에 맞춰 개발된 남성 전용 화장품 브랜드다. 특히 남성은 화장품에 대한 지식, 소통방식, 니즈가 여성과는 다른 점에 주목해 남성들에게 쉬우면서도 효과적인 솔루션을 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브랜드 설계 방식도 남성의 특성을 고려해 직관적이고 쉽게 다가가도록 했다.
브로앤팁스는 남성 고객들에게 새롭거나 복잡한 사용법을 제안하는 대신 가장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제품을 개발한다. 남성은 대개 피부 문제를 인식하면 화장품을 사용한다는 특성을 고려해 건성 피부용 제품 ‘네버 드라이(NEVER DRY)’와 지성 피부용 제품 ‘네버 오일리(NEVER OILY)’를 선보였다. 매우 쉽고 직관적인 ‘네버+고민거리’ 형태의 브랜드 네이밍은 시장에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온라인 큐레이션 몰에서 예약 판매 형태로 처음 선보인 브로앤팁스 제품은 3주간 2회 완판되는 개가를 올렸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김윤현 기자 unyon@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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