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9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다음 금통위(11월30일) 때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강한 신호를 보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 완화의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성숙해가고 있다”고 말했으며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6년 만에 처음으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의 소수 의견도 나왔다. 또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0.2%포인트 올린 3.0%로 제시하면서 금리 인상을 위한 제반의 조건을 갖췄음을 시사했다. 한은의 신호에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지난 2015년 1월 이후 처음으로 2%를 돌파했다. 1년·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연중 최고치 기록을 새로 쓰는 등 이날 채권시장은 크게 들썩였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를 열고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또 한번 동결했다. 16개월 연속이다. 금융시장이 주목한 것은 금리 동결이 아닌 이 총재 등의 발언이었다. 이 총재는 “국내 경제는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한 뒤 “금융 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성숙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한은은 올해 성장률도 3.0%로 올렸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인데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3회 연속 올린 것은 금융위기 회복 국면이던 2010년 이후 7년 만이다. 여기에 금통위에서는 금리 인상의 소수 의견도 나왔다. 한은은 그간 금통위에서 소수 의견이 나온 뒤 금리에 변화를 주곤 했다. 시장이 11월30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론하는 이유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국제환경 변화에 따라 어떻게든 결정할 사안”이라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한은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단기 국고채 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7.1bp(1bp=0.010%포인트) 오른 2.006%를 기록했다. 이는 연중 최고치인 1.947%를 가볍게 넘어선 것이다. 5년물도 7.1bp 상승한 2.210%로 연중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10년물도 2.429%로 전일 대비 3.7bp 올랐다./빈난새·송종호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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