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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인상 강력 시사] 예상보다 강력한 매파 시그널...내년 초 추가인상 가능성도

"사드보복 등 부정적 영향 하반기 갈수록 완화 가능성"

대내외 불확실성 강조하던 8월 금통위와 확연한 온도차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권욱기자




2016A03 갈수록 강해지는 금리 인상 신호


신호포착이 빠른 시장은 벌써 한국은행의 내년 행보까지 예측하면서 전략을 짰다. 그들의 예측은 이렇다. 증권사의 한 채권 담당자는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인 11월에 금리를 인상한다. 올해 성장률을 3%로 올리고 금리 인상의 소수의견까지 나온 것 등이 근거다. 금리 인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큰 대외 악재만 없다면 내년 1·4분기에 추가 인상한 뒤 그다음 시점을 점검하면서 금리정책이 ‘하드스텝’을 밟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이 같은 전망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현재 금리가 우리 경제의 체력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낮다고 보는 한은이 금리 인상의 속도를 내가면서 정상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은은 물론 지난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때까지만 해도 북한 리스크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과의 무역갈등 심화 등 우리 경제의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이유로 신중한 자세를 고수했다. 국회 현안보고에서도 이러한 불확실성을 내세워 추경 집행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올해 성장률이 3%를 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온도 차가 명확했다. 한은의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는 ‘국내 경제의 견실한 성장세’가 두 번이나 언급됐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로 올해 들어 3번 연속 상향조정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설비투자가 7~8월 중 주춤했지만 9월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소비도 완만하게 확대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 북한 리스크,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과의 갈등 등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지만 글로벌 경기회복과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등에 힘입어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대외적 불확실성이 더 확대되지 않는 이상 기준금리 인상을 앞당기는 것도 문제없다는 얘기였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를 둘러싼 높은 불확실성도 누그러지고 있다는 인식을 보였다. 북한 리스크에 대해 이 총재는 “앞으로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우리 경제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도 “하반기로 갈수록 부정적 영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제까지 한은의 금리 인상을 가로막았던 요인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정부 역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국제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어떻게든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제까지 기준금리 관련 질문을 받을 때마다 “통화정책은 한국은행의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해온 것과 달랐다.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하나둘 통화 긴축 기조로 돌아서고 있는 가운데 ‘국제경제 환경 변화에 따른다’는 것은 곧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의미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정대로 12월 금리를 또 한 번 인상할 경우 우리나라와 금리 역전이 발생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당장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크지 않더라도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릴 기회가 한 번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한은으로서는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는 점이 부담이 될 수 있다. 한은은 11월30일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마지막 금통위를 앞두고 있다.

한은이 예상보다 강하게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내자 당초 내년 상반기쯤 금리 인상을 점쳤던 시장의 분위기는 이날 180도 달라졌다. 내년 1·4분기 금리 인상을 예상했던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 총재의 기자회견과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문 내용을 보면 당장 오늘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이상하지 않다”며 “북한의 추가 도발이 없다면 11월 금리 인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11월 기준금리를 한 차례 올린 뒤 내년 초 추가로 인상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신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1월 30일로 예정된 올해 마지막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다”면서 “내년 1분기 중에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내년 3월 말 임기가 끝나는 이 총재에게는 3번의 금통위(올해 11월30일, 내년 1월, 2월)가 남았는데, 3번 중 2번은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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