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아시아비트 서울 2017’은 아시아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스타트업이 아시아 시장에 정통한 해외 투자자들을 직접 만나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자리다. 하지만 벤처투자 경연장에 그치지 않고, 아시아 큰손들의 투자철학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스타트업와 투자자들의 안목을 키우는 기회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 구글을 키워내 현대판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세콰이어캐피털. 이곳의 아시아 파트너를 지냈던 잉란 탄(Yinglan Tan) 인시그니아 벤처스 대표는 스타트업 투자자들 사이에선 유명한 ‘선수’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알리바바’로 불리는 토코피디아, 우버시스템을 적용한 오토바이 택시인 고젝, 싱가포르의 중고거래 서비스 카루셀 등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들을 발굴했다. 한국에선 타임커머스 스타트업 데일리호텔에 투자하며 주목받았다. ‘아시아비트 서울 2017’에는 잉란 대표 외에도 인도네시아 재계 3위 그룹 시나르마스, 말레이시아 재계 10위권 그룹 선웨이, 두바이 정부관계기관과 은행 등 9개 국가 60여 명의 해외 투자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이틀간 이어지는 컨퍼런스에서는 아시아 스타트업의 최근 트랜드와 주요 투자자들의 성공노하우가 발표된다. 아시아의 기업-투자자-정부가 하나의 스타트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미국 실리콘밸리를 넘볼 수 있는 규모로 성장해야 한다는 청사진도 제시된다.
기조 연설자로는 김석환 예스24(053280) 대표와 잉란 대표가 나선다. 김 대표는 벤처 1세대 업체인 예스24의 내부혁신과 동남아 시장에서의 콘텐츠 유통서비스 계획을 소개한다. 잉란 대표는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나타나는 ‘디지털 파괴’ 현상과 스타트업을 성공적으로 키워낸 생생한 스토리를 전해줄 계획이다.
마리오 순타누(Mario Suntanu) 시나르마스 디지털 벤처스 대표는 ‘기업과 스타트업, 친구인가 적인가?’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다. 그는 ‘동남아의 아마존’이라 불리던 온라인 쇼핑몰 라자다를 알리바바에 매각한 뒤 현재 시나르마스 그룹의 투자부문을 운영 중이다.
생 텅 추아(Sang Teong Chua) 선웨이 벤처스 대표는 ‘아시아 스타트업에 대한 선웨이 벤처스의 투자철학’을 소개하며, 스리하타이 프라마니(Srihathai Prammanee) AIS 더스타트업 대표는 태국 최대 통신사인 AIS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설명한다.
한편 1~2층 행사장에서는 한국 스타트업 60개 팀과 대만,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홍콩 등 아시아 각국에서 모인 21개 팀, 아시아 진출을 원하는 노르웨이, 독일, 러시아, 미국, 영국 등 글로벌 스타트업 22개 팀 등 총 103개 팀의 부스가 전시된다.
이들 중 선정된 18개 팀은 최대 8억5,000만원 규모의 투자상금을 따기 위해 ‘파이널 배틀 피치’에 참가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하이브리드벤처스는 일본시장을 기점으로 아시아시장을 겨냥하는 스타트업에 5억원 규모의 투자티켓을 들고 참여한다. 하이브리드벤처스의 에비하라 히데 대표는 일본의 대형 벤처캐피탈인 사이버에이전트에서 네비게이션 앱 김기사, 화장품 성분분석 앱 화해, 명함관리 앱 리멤버 등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해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다. 액셀러레이터 쉬프트와 본엔젤스는 각각 1억원, 20만 달러의 투자금을 걸었고, 소셜임팩트 투자사 소풍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초기기업을 대상으로 3,000만원을 준비했다. 최종 투자금은 시상자와 수상팀의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쳐 확정된다.
부스에 참여하지 못한 스타트업에도 기회는 열려있다. ‘아시아비트 서울 2017’에는 ‘스피드 데이팅’ 프로그램이 준비돼 한국 외 8개국 투자자들과 1대 1 미팅(10분 이내)을 진행할 수 있다. 신청은 현장에서만 받으며, 선착순으로 희망 투자자와 매칭되는 형식이다.
권준호 쉬프트 부대표는 “‘빅 원 아시아’라는 슬로건 아래 동남아·동북아 국가들이 대거 참가하는 이번 행사는 서울이 ‘아시아의 스타트업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향후 스타트업 생태계에 지방정부, 공공지원기관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동참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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