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8~9년 전만 해도 부동산 업계에서 군산은 말 그대로 ‘핫(Hot)’ 한 투자지역으로 꼽혔다. 지난 2008년 2월 당시 박근혜 정부 인수위원회가 새만금을 품은 군산 일대를 동북아 경제 중심지로 개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건립이라는 호재도 있었다. 당시 군산의 지가 상승률은 1.46%로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높았다. 부동산 호조는 수년간 이어졌다. 신규 아파트 건립이 줄줄이 이어졌지만 수요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2008년 2,000가구를 넘어섰던 미분양 물량은 2년 만에 모두 해소됐고 2011년부터 2년간 분양하는 족족 100% 계약이 이뤄졌다. 수송동 일대에 들어서는 신규 아파트 분양권에는 1,000만~1,500만원가량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수도권이 미분양 몸살을 앓고 주요 도시의 부동산 시장이 얼어 붙었지만 군산만은 예외였다.
이 같은 상황은 2014년부터 급변하기 시작했다. 현재 수송동 일대의 신축 아파트 가격은 2014년 초고점 대비 2,000만~3,000만원가량 빠진 상태다. 아파트 공급은 늘어나는데 분양은 안 된다. 새 아파트가 생기면 상권이 커지고 주변 아파트 가격도 오른다는 통설은 사라진 지 오래다.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30평형대 신축 아파트의 매매가를 2억~2억2,000만원 수준으로 붙여놓았지만 주인들도 그 가격에 팔릴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군산의 지가 변동률은 0.06%로 전국 시·군·구 중 하위 3위다. 군산보다 부동산 경기가 더 안 좋은 곳은 군산과 마찬가지로 조선업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은 울산 동구(-1.00%)와 경남 거제(-0.17%)뿐이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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