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한국 시장에서 발을 떼는 시나리오까지 마련해둔 것일까. 카허 카젬(사진) 한국GM 사장은 23일 국회의원들의 철수설 질의에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하며 의구심을 키웠다.
카젬 사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산업은행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저를 포함한 한국GM 경영진은 지속 가능한 경영 모델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수하지 않겠다는 의미인가” “경영정상화가 안 되면 어떻게 할 계획인가” “진정성을 보여 달라”는 의원들의 집요한 질의에도 카젬 사장은 같은 답변만 되풀이하며 답답한 상황을 연출했다.
명쾌한 답변이 나오지 않자 의원들은 GM 본사의 착취 문제로 방향을 전환했다. 핵심은 한국GM의 과도한 이전가격과 GM홀딩스 차입금에 높은 이자율 부분. 한국GM이 국내에서 생산해 GM 계열사에 수출하는 차량의 매출원가율은 94%로 국내 나머지 완성차 업체 평균(80%)을 크게 웃돈다. 카젬 사장은 이에 대해 “세부 내용은 경영 기밀에 해당하지만 수출 가격은 각 시장의 경쟁 여건과 상황에 맞게 결정되는 것으로 이는 글로벌 기업에서 흔히 사용하는 정책”이라고 이전가격 부풀리기를 통한 탈세 혐의를 부인했다. GM홀딩스로부터 2조4,033억원을 차입하면서 최대 5.3%의 높은 이자율을 내고 있는 데 대한 비판에는 “지속적인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한 전략 차원”이라고 비켜갔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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