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예술을 선도할 창의적 예술 인재 양성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가 ‘더 깊게, 더 넓게’ 세계적 명문 예술학교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높이 경쟁에서 벗어나 깊이와 넓이를 가질 수 있도록 국제대회 수상을 넘어 창작-제작-유통의 과정을 한 번에 책임지는 교육 시스템으로 갈 것입니다.”
예술 분야 전문의 국립대로 개교 25주년을 맞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김봉렬 총장이 24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김 총장은 “K아트(K-Arts) 통합캠퍼스 조성을 목표로 현재의 6개 예술원에 추가로 제7원 융합예술원(가칭)과 제8원 대중예술원(가칭)을 추가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융합예술원은 게임 창작, 미디어아트, 가상 네트워크퍼포먼스, 커뮤니티아트, 예술과 놀이, 적정기술예술(maker art)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수요를 반영하는 융합형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한다. 대중예술원에는 게임학과·대중음악학과·뮤지컬학과·서사창작학과가 신설될 계획이다.
또 김 총장은 “음악·무용·연극·영상·미술·전통예술 등 장르에 적합한 지역거점형 예술 창작 공간 조성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992년 학교 직제가 확정돼 1993년 음악원을 시작으로 개원한 한예종은 올 9월 말 기준으로 세계 유수의 국제대회 1위 수상자를 총 973회나 배출했다. 지난해 세계대학 평가 공연예술 부문에서는 아시아 예술대학으로는 최초이자 국내에서 유일하게 46위에 올랐다. 피아니스트 김선욱·손열음,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국악계의 아이돌 남상일, ‘김종욱 찾기’의 뮤지컬 연출가 장유정, 영화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 소설가 김애란과 극작가 배삼식, 퀸엘리자베스콩쿠르 아시아계 최초 우승자인 성악가 홍혜란,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최연소 참여작가인 현대미술가 문성식, 영화 ‘은교’와 드라마 ‘도깨비’의 김고은, 뮤지컬계의 스타 오만석·양준모를 비롯해 배우 이선균·문정희 등이 한예종 출신이다. 미국에서 ‘올해의 음반’으로 꼽힌 국악그룹 잠비나이, 젊은 현악 4중주단 노부스 콰르텟,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제1무용수 박세은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안무감독을 맡은 차진엽까지 한예종이 배출한 예술인들이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다.
김 총장은 한예종의 새 비전과 함께 캠퍼스 이전 계획도 소개했다. 현재 서울 성북구 석관동에 있는 한예종 캠퍼스는 조선왕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고 인근 의릉 복원계획이 추진되면서 이전이 불가피하다. 김 총장은 “‘캠퍼스 없는 대학’으로 시작했기에 캠퍼스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서초구·노원구·송파구 등의 서울권과 과천·고양·인천 등 6곳 중 최종 후보지 선정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전통건축 전문가인 김 총장은 2013년 한예종 최초 직선제 총장으로 뽑힌 후 간선제가 도입된 8월에도 총장으로 선출돼 연임하게 됐다. 임기는 4년으로 오는 2021년 8월까지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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