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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랠리에...투자자들 안전펀드 탈출, 주식시장으로

안전지향 인컴·멀티에셋펀드 자금 유출 규모 커져

"중위험 상품에 일부 자산배분...리스크 대비해야"





코스피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이 과감해지고 있다. 노후 보장을 위해 중위험·중수익의 ‘안전펀드’에 자금을 맡기던 투자자들도 주식시장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특히 금리 이상의 수익을 꾸준히 안겨줘 올해 초 인기를 끈 인컴(이자·배당수익), 분산투자에 중점을 두는 멀티에셋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와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2,500을 넘보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보다 고수익에 투자자들이 끌리고 있다”며 “어느 정도 시장 추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이 상승세를 유지한다 해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일정 수준의 자금은 중위험 상품에 맡기는 ‘자산배분’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59개 ‘인컴펀드’에서는 최근 3개월간 1,524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연초 이후 인컴펀드 유입 금액 3,962억원 중 약 40%에 달하는 규모다. 자금이 유출되면서 수익률도 낮아졌다. 연초 이후 인컴펀드 수익률은 5.38%로 양호한 수준이었지만 최근 3개월 수익률은 0.88%로 1%를 밑돈다.

인컴펀드란 채권·고배당주 등 큰 부침 없이 일정 기간마다 안정적으로 수익이나 이자를 챙기는 상품이다. 주로 하이일드 채권이나 주식 등 전통적인 투자자산에 투자하면서 우선주·뱅크론·리츠(REITs)·인프라 등 비전통적인 자산군에도 광범위하게 투자해 수익을 쌓아간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대표 펀드로 국내 주식시장이 박스피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등 글로벌 불확실성까지 높아지면서 올해 1월에만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될 정도로 주목받았다. 상당수 증권사 지점 프라이빗뱅커(PB)들은 노후자산을 지키려는 중·장년층을 위해 인컴펀드를 저금리 시대 대안으로 꼽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개별 인컴펀드의 자금 유입세가 위축되고 뭉칫돈이 빠져나가는 등 인기가 시들해지는 분위기다. 우선 투자 자금이 채권형에서 주식형으로 이동한 게 가장 큰 이유다. 상당수 인컴펀드는 일정한 기간마다 수익을 가져와야 하는 만큼 주식보다는 국내외 채권 비중이 높다. 코스피지수가 2,500 돌파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중위험·중수익보다는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마켓본부 팀장은 “올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주식시장은 활황이었지만 5~6% 정도 수익을 안겨주는 채권시장은 반대로 좋지 않았다”며 “인컴펀드는 정기예금+알파(a)의 수익을 추구하며 장기투자하는 게 목적인데 주식시장에서 두자릿수 수익이 가능해지면서 인컴펀드의 매력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의 성향이 위험 선호 쪽으로 기울었다는 의미다. 증시 주변 자금의 증가세도 지속되고 있다. 24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전일보다 3,809억원 늘어난 24조5,372억원을 기록했고 신용융자도 154억원 증가한 8조5,453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인컴펀드뿐 아니라 다른 안정 지향적 펀드에서도 두루 나타나고 있다. 올해 국내 채권형 펀드는 연초 이후 4,903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지만 최근 한 달 사이에 이 중 25%에 달하는 1,148억원이 빠져나갔다. 펀드 가입을 통해 채권·주식·통화·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멀티에셋 펀드’는 6개월간 유입된 1,476억원 중에서 248억원이 최근 일주일 사이 유출됐다. 전문가들은 채권 비중이 높은 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이 실제 주식 투자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갈 때 또다시 안전펀드로 자금이 회귀할 것으로 보고 일정 정도 중위험·중수익 펀드에 자산을 배분할 것을 권한다. 특히 지수가 상승하는 시점에 자금을 주가에 연동하는 ETF에 쏟는 투자를 경계하고 있다. 한동훈 팀장은 “안정적으로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을 가져오는 상품에 장기 투자를 하고 주식형 투자는 자산을 불리는 방식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코스피가 언제까지 오를지는 정확히 예측할 수 없고 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안전한 투자에 자산을 배분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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