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국내 유일 시추선인 ‘두성호(사진)’를 거제시에 양도하는 대신 제3자에 팔기로 했다.
27일 석유공사에 따르면 석유공사 이사회는 지난달 28일 두성호의 제3자 매각을 의결하고 이 결정을 지난 23일 거제시에 공식 통보했다.
그동안 석유공사는 두성호를 거제시가 활용할 수 있도록 기부채납하는 방안을 거제시와 협의해왔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거제시와 협의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두성호 정박비가 급증했고 원가 절감에 사활을 걸고 있는 공사로서는 제3자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성호는 1982년 한국석유시추㈜가 건조한 국적 시추선이다. 석유공사가 1994년 한국석유시추㈜를 인수한 후 약 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6년까지 평균 영업이익률은 42% 달한다. 두성호는 원유나 가스를 발견한 확률이 51%로 높아서 ‘행운의 시추선(Lucky Rig)’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1998년 울산 앞바다 남동쪽에서 발견한 ‘동해-1’ 가스전도 두성호가 시추에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설계수명(30년)이 지나 선체와 설비가 노후화되면서 시추 실적은 줄어들고 보수 관리 비용은 점점 쌓였다. 해외 자원개발 실패 등으로 엄청난 손실이 발생한 석유공사로서는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었다. 석유공사는 유지보수비 등으로 두성호에서만 향후 3년간 420억원의 손실이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유공사의 부채는 17조원에 달한다. 정부가 3월 두성호를 자원개발 공기업 구조조정 계획에 매각 대상으로 포함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석유공사는 현재 매각 대상을 찾고 있다.
/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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